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요 Sep 13. 2021

아직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무릎관절이 찢어져서 병원에서 응급으로 수술하고 재활을 했었다.  벌써 4년전의 이야기이다. 내가 입원한 병원은 양한방 협진을  하는 곳이었는데  수술을 담당했던 양방 주치의는 살을 빼라고 했고, 한방주치의는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했다. 무거운 체중을 감당 못 해 무릎관절이 찢어졌고 목뼈가 붙어 디스크 직전이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위장이 고장 났던 나에게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했다.     


의사의 말에 갑갑했다.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느낌이었다.

“뭐야? 또 스트레스야...”     

살을 빼기 위해 단식을 하면서 이제는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했던  한방주치의의 말

이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같다. 일에 대한 부담감이 수면에 큰 영향을 주었고 습관적으로 마셨던 술도 문제였다.  

 

행동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운전중에는 풍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과속을 할때는 시선을 앞에 고정해두어야하기 때문에

고개를 돌릴 여유가 없다. 잠깐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상황이라 긴장감은  자세도 편하게 하지 못하고 운전대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일하는 데 부족한 시간을 수면시간에서 가져다 쓴 것이 오래되었다.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했던 것이 한 번에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몸에 과부하를 걸었다. 단식은 단지 살을 빼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소화기관을 멈추고 휴식에 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휴식과 수면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됬다.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도 세포는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몸을 성장시키고 재생시키며 회복시키는 것이 수면이었다. 몸속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혀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 이루어졌다. 밤에 잠을 안자면  지방이 분해되지 않아 먹은 음식을 그대로 몸에 가둬 살이 찌고 신경 세포가 늙어 몸전체는 노화의 과정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소중한 잠을 하찮게 여기고 함부로 다른 곳에 사용했으니 몸이  대반란을 일으켜도 할 말이 없었다. 그때 된통 당했으면서도 지금도 여차하면 늦은 잠으로 다음날 컨디션을 망친다. 오십 대가 되어 보니  나이는 못 속인다는 말은 수면시간에서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단식을 시작하니 졸음이 쏟아져서 자정까지 버티지 못한다. 꾸벅꾸벅 닭처럼 머리를 가누지 못한다. 모든 미련을 덮고 누우면 눕자마자 깊은 잠을 자게 된다. 공복은 숙면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물질 중에 가장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 물질은 멜라토닌호르몬이다  

멜라토닌호르몬의 분비량이 많으면 T 세포도 많아지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T 세포는 면역을 주관하는 세포를 말한다. 멜라토닌호르몬은 수면 중에 분비되기 때문에 아프면 자신도 모르게 졸거나 잠이 쏟아지는 것도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과정이다.  멜라토닌을 분비하기 위한 몸의 자연적인 생리반응인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을 세포에 공급 하도록 해서  근육과 피부를 생성한다. 그리고 뼈를 튼튼히 하고 손상된 기능을 회복하게 한다.  신진대사가 활발하고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는 사람이 젊어보이는 이유도 항산화과정이  항노화와도 관계가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하나로 뼈와 연골의 성장과 지방분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그래서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지방분해가 되지않고 그대로 몸에 쌓이게 돼서 살이 찌게 되니 늦게 자거나 수면시간을 줄이면 다이어트를 실패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잠이 들면 깊은 수면상태가 되는데 이것을  논램 수면이라고 한다. 이때   하루 70%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반면 뇌가 깨어있을 때와 비슷한 뇌파를 그리는 수면상태를 램수면이라고 하는데 이때 여러 가지 꿈을 꾼다고 한다.  아이들은 논램수면상태일 때 다량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논램수면상태가 점차 짧아져  성장호르몬이 충분하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논램수면외에도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도와주어야 한다.          



성장호르몬이 좀더 원활하게 분비되게 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요한 것은 공복이다. 공복상태에서는 혈당이 떨어져 시상하부가 성장호르몬을 분비를 가속화시킨다. 이때 야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져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억제 하게 된다.

그렇다고 공복 시간이 길수록 성장호르몬이 많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성장 호르몬도 분비 상태가 계속되면 기능이 약해진다. 성장 호르몬이 나올 때와 나오지 않을 때 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호르몬을 제대로 분비시켜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야식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놀랍게도  적당한 스트레스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몸의 미세한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는데 이때 세포를 회복시키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리고 약간 힘든 운동 역시 성장호르몬 분비에 좋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를 만들기 때문에 근육에 생긴 스크래치를 회복시키기 위해 성장 호르몬이분비된다.

 이는  젖산이 분비될 때 촉진되는 것으로 이때 근육은 포도당 대신 지방산을 주로 사용한다.   보통 공복과 스트레스, 약간 힘든운동이  모두 숙면을 방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세 가지가 숙면 상태라는  논램 상태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을 촉진시킨다니  인체의 생리작용과 회복능력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사람의 관계에서도 위험한 상황

극한상황에서 아군인지 적군인지, 좋은사람인지 멀리해야 하는 사람인지 판가름이 난다.  그리고 힘든상황에서 기치를 발휘하는 몸처럼 살면서 닥친 위기를 극복하며 더 많은 성장과발전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몸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의 흐름과 매우 닮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나아가 사람의 관계안의 질서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정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정신을 담는 그릇인 몸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몸을 알면 깊은 삶의 지혜를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나려는 의지력은 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보며 이병원을 나가면 다시는 살을 찌우지 말아야지 했던 4년전 나의 모습이 떠올려본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내몸에 대한 관심이 사랑이 되고 미세한 변화에도 귀를 기울인다. 예전처럼 함부로 대하거나 몸을 희생하지 않게 되었다. 오랜 기억을 꺼내기 시작했고 상처를 마주할 힘도 생겼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신이 살이 쪘다고, 질병에 걸렸다고 , 우울하다고 실의에 빠져있을 필요가 없다. 몸의 치유력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막강하여 몸안에 램프의 요정을 불러낼 것이니깐!     

그러기 위해서는 공복과 스트레스, 그리고 운동이라는 양념을 팍팍 쳐보자   오늘 하루 연연했던 것들을 덥고 몸과 마음의 지방을 태우기 위해  자정전에 잠자리에 들어 치유능력의 게이지를 높혀보자.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일찍 자면 된다. 오늘부터 태양처럼 발산하고  달을 보며 수렴하는 몸을 만들어 보는것이다     

밤에는 5배 지방을 저장하기 되기 때문에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 수록 건강과 젊음 과는 거리가 벌어지게 된다. 되도록 일찍 밥을 먹고 저칼로리 음식을 80% 만 먹는 것이 좋다. 가벼운 저녁 식사로 기억 해야 될 점은 잘 씹어 먹는 것이다. 한번 먹을 때마다 30번 이상 천천히 씹어 먹으면 중추신경이 자극되서  칼로리 과다 섭취를 방지할 수가 있다.     


그럼 과연 언제, 몇 시간을 자는 것이 좋을까?     


멜라토닌 과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을 높이는 수면시간은 밤 11시부터 오전 6시나 밤12시부터 오전 7시정도가 좋다. 아침6시에 해가 뜨는 동시에 일어나면 15시간후인 저녁 9시부터  멜라토닌이 대량으로 분비되 새벽3시에 최고가 된다. 그리고 점차 줄기 때문에 11시정도에 취침하면 5시간정도 멜라토닌을 대량 분비시키게 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피곤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길수도 있고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면 밤 11시에 자서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사람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이렇게 잘 경우에는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은 정상적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을 회복시키고 피부탄력을 되찾는 등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호르몬은 만들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활성 산소로 인한 손상을 회복시키고 피부의 탄력을 되찾는 일을 해야한다.


그리고 오전 3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코르티솔의 움직임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코르티솔호르몬은 몸에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세포를 관리한다.  말하자면 잠을 자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시간인 셈이다. 자정전에  잠자리에 들었다면 오전 3시경까지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혈관을 지나서 몸 전체에 운반되어 전신을 관리 하게 된다  이때 항산화작용 및 면역력과 관련이 있는 멜라토닌도 운반되어 몸은  회복과 재생을 하게 된다.      


낮 동안에 상한 피부에 회복도 2시간여 이루어진다예뻐지고 싶은 사람 젊고 건강해 지고 싶은 사람은 푹 짜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새벽 2시에서 3시까지 깨어서 야행성 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몸이 재생 활동도 끝나기 전에 잠이 깨는 짧은 수면시간은  재생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는 암세포가 활발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는 매일 암세포가 5000개나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그날 생긴 암을 치료하는데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 일어나게 된다. 결국 잠을 제대로 못자면 암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수면중에 몸 재생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기에 걸리면 땀을 내고 잠을 푹자고 일어나면 낫는 경우들이 있다.  이 역시 림프구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땀을 흘리게 되고 건강한 사람은 약을 먹지 않아도 잠을 푹 자고 일어나면  낫는 것도 수면시간에 돌리는 재생세포들 덕분이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빨리 눈이 떠지는 현상도 노화 현상의 하나이다. 잠은 노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늙지 않고 살찌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는 몸은 잠자고 있을 때 만들어진다 깨어있는 시간 때에는 식사나 운동 에 신경을 써서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기상 시간이 늦어지면 수면 시간을 기준으로 다음날 기상시간을 조정 하지 말고 가능한 한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이상적이다. 내일 아침 6시 나 7시에 일어나는 사람과  8시나 9시에 일어나는 사람의 멜라토닌과 비교해보면 늦은 기상시간에는  멜라토닌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랜시간 잠을 자도  수면의 질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공장을 돌리면 산업쓰레기가 생기는 것처럼 밤새 재생과정을 거친 몸은 쓰레기를 만든다. 그것이 몸에 있는 구멍을 통해 나온다. 눈꼽이 심하게 끼거나 땀을 내는 것도 밤새 회복을 많이 했다는 증거이고 회복할 것이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어제의 먹은 것과 생활과 수면상태를  다시한번 점검하는 기회가 아침의 몸상태인 것이다.   아침은 배설의 시간이다. 밤에 샤워하는 것보다 아침샤워가   노폐물배출에는좋다. 뜨거운물과 찬물을 반복하면서 교감신경을 높혀주고  림프샘을 자극하는 마사지를 해주면  컨디션회복에 아주 좋게되니  아침해독으로 좋다.  수면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일찍잠에 들고 일찍 일어나고 해독을 하는 좋은 습관은 자존감을 높히는데에도 좋다. 별거아닌 것을 하닌 것같지만 하고나면 뿌듯한 그런 일들


가을 장마라더니  한참 비가 내리다 그쳤다

물이 빠진 서해안은  멀어진 바다끝만큼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동해의 바다를  사랑하고   남해의 바다속을 동경한다

서해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데  오늘은 부지런히 청소중인 갯벌이 눈에 들어왔다

흙을 조금만 뒤집어도  엄청난 생태켸퍼레이드가  펼쳐지는 지구의 허파


보이지않게  열일하고 있을 뻘속의 녀석들을 떠올리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9월을  다시 시작한다



이전 20화 먹는존재와 먹는 번뇌속에 하루를 버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