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 이야기 1.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 글배우 저

by 뽈뽈러


이 책은 지난 8월 하순경 육아휴직이 결정된 이후 어느 평일에 대형서점에 들렀다가 주요 판매대에 잔뜩 쌓여있는 것이 눈에 띄어 잠시 살펴본 후 구입한 책이다. 사실 내용보다는 책 제목이 너무나 나에게 와닿고 인상 깊어서, 이런 류의 책들은 거의 보지 않는데도 선뜻 구매했다. 그때부터 이사 후에 이르기까지 나는 이 책을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읽고 또 읽었다.



자신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상황과 심리를 그려나간 글, 사람들의 일반적인 마음 상태를 담담히 서술하면서 위로하고 쓰다듬어주는 글,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좋고 어떤 게 필요할지를 권유하는 글 등 갖가지 부담 없는 글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 보니 내 마음을 돌보고 내 상황을 살펴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특히, 좋아하는 것을 자주 접할수록 무기력과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는데, 어떤 것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게 아깝지 않을 경우가 많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작은 울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나는 이 책을 기점으로 평소 역사서나 사회과학 서적에 관심을 두던 것에서 이제는 심리서적, 마음 다독임 책들, 실용서 등에도 더 좋아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30대 후반부터 그간 누적되어왔던 좋지 않은 주변 환경 때문에 내 마음 근육은 현저히 저하되었다. 그 때문에 인내심이나 무언가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가 꽤 낮아졌는데, 별다른 해결책 없이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면서 때로는 경제적 형편에 맞춰 물적 욕구마저 하나씩 거세하다 보니 어느덧 무기력과 염세, 자조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어느 순간부터는 삶의 의미마저 덧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그러던 차에 이런 류의 글을 새삼 읽으면서 나는 나름 작은 위로와 인생의 참고서를 얻은 느낌이었다.




여전히 나는 마음의 평정을 쉽사리 가져가지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 책이 주는 메시지와 의미는 간직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내 삶에 작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좀 더 활력 있고, 좋아하는 게 많아지는 삶이 다시 오기를 바라며. <늦은 소감>


KakaoTalk_20201229_225220593.jpg



2020. 12. 29. 연말을 앞두고 올려보는 독후감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