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미, <쉿-Happy time>, 2015
카메라, 또는 감상자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인물은 꽤나 차림새가 화려하다. 한껏 부풀린 머리와 꽃장식에, 아마 직전까진 목에 차고 있었던 듯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진주 목걸이까지. 무대에 섰던 걸까? 파티를 즐기고 온 걸까? 하지만 이전에 얼마나 화려한 시간을 보냈든 간에 지금은 자신과 똑 닮은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휴식타임이니 그 누구도 이 시간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눈빛이다. 강아지도 외출했다 돌아온 주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우리를 방해했다간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화면을 흘겨본다. 흘김에는 경계의 메시지도 있지만 “너도 내가 부럽지?”라는 목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둘은 지금 이 순간 완벽한 팀이다.
붉은색과 초록색의 보색이 대비되는 화면에, 인물 비례가 맞지 않고, 너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또한 불안하다. 사실 이 그림을 이루는 요소를 하나씩 뜯어보면 결코 편안하지 않은데, 왜 나는 이 그림을 보자마자 안도감이 들었을까?
이미 둘만의 이 시간과 패턴이 익숙한 듯한 주인과 반려동물, 둘만의 조용한 시간을 아무도 망칠 수 없게 만드는 그림의 공기가 나에게는 숨어있는 평화로움과 애정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야말로 충만한 우리만의 Happy time. 방해할 수 있는 건 그 무엇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