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뒤에 얻어낸 자유로움. 풍덩.

알바로 게바라, <다이빙>, 1916~1917

by 서하루

매일 고된 업무 강도에 시달리던 어느 날, 충동적으로 비행 특가 상품을 구매하고 일주일 뒤 괌으로 떠난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수영을 할 줄 몰랐던 나는 사방에 펼쳐진 바다와 리조트 수영장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3박 4일 동안 책만 읽다 돌아왔다. 돌아온 후에는 뒤늦게 결심했다. 수영을 마스터하겠다고.


물의 흐름을 즐기고, 물속에서 호흡을 할 수 있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 펼쳐졌다. 수영장 물을 전부 마신 것 같은 시점에 드디어 숨 쉬면서 자유형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새로운 영법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고난이 따랐다. 게다가 늘 남들보다 익힘이 더뎠다. 부상 아닌 부상에 피부병까지 달고 살면서 수영을 배우다, 중단하다 반복하기를 7년. 이 세월을 보내고 나니 그 순간이 찾아왔다. 몸에 힘이 저절로 빠지는 순간이! 이제 물속에서 나는 포근함을 느끼고 먹먹하게 들리는 물보라 소리를 명상 음악처럼 듣곤 한다. 그리고 이런 그림을 볼 때면 특정한 추억 없이 막연한 그리움을 느끼기도 한다. 물 자체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작가는 물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특유의 자유로움을 아는 수영인임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유로운 형식의 묘사가 가능했을 거라 생각한다. 솨솨-. 시원한 물소리가 책 너머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바깥의 추위를 잊고 당장 수영장으로 뛰어가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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