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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어(multiplayer)에 대한 오해

집중하는 삶은 만족을 가져다준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멀티플레이어? 놉!!!


"아 나는 너처럼 멀티가 안된다.", "제가 멀티가 안돼서요"

간혹 이렇게 말하는 친구나 후배들이 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멀티를 '동시에 많은 일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 우리는 하나의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경우 직장인이면서 연구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고, 기혼자지만 특히 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커서 주기적으로 가족들에게 할애하는 물리적 에너지가 꽤 있다. 그리고 신앙생활을 하는데, 그 활동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 각각은 동시에 다 같이 하는 사람을 없을 것 같다. 나는 회사에 나가면 다른 영역에서는 연락이 잘 안 되기도하고, 중요한 과업에 있거나 집중할 때는 가족이나 후배, 친구의 부탁애도 내심 짜증이나기도 하다. 흐름이 끊기는 일은 그만큼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시금 집중력을 발휘해 일을 마치곤 한다.


원래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는, "여러 가지 분야에 재능과 소질을 갖춘 사람"에 가깝단다. 그 뜻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한 번에 하나의 일을 제대로 마치는 게 중요하다. 그 이후에는 그것과는 선을 확실하게 그으면 된다.

생각, 시간 사고, 물리적 연결 모두!!


초집중은 고립? 코어 시간의 분리와 협업


집중하기 위해서 몰입을 위한 최대 생산성이 높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두는 게 유리할 때가 많다.

코어시간은 하루의 일부일 수도 있고, 일주일의 일부일 수도 있다. 작업의 성격에 따라서 월 단위로 쪼갤 수도 있을 것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한다면, 나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출근하지 않은 시간대를 포함한 어수선하지 않은 오전 시간대를 원한다. 나는 협업이 필요하거나 집중도가 높지 않는 회의와 외근은 가급적 오후로 미룬다. 회의를 먼저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늘 야근을 해야 한다며 투덜거리는데, 오늘 밤늦게 보고하나 내일 아침 일찍 정리해서 이른 오전에 보고하나 뭐가 다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아침 시간을 허트로 보내기 일쑤였다. 물론 야근에 대해서 잘 맞고, 만족하는 사람들은 예외이다.


마찬가지로, 일주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어수선한 월요일에 코어 시간을 잡는 것은 자신이 외부로부터 방해 요소를 통제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이다. 월요일은 분주하고, 동료와의 커피타임을 포함해서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으로 집중을 방해받기 쉬운 일이다. 이럴 때는 책상에서 일하기보다 사고를 넓히고 다양한 경우를 머릿속으로 이미지로 그려보는 일이 도움이 된다. 다양한 정보를 과업을 통해 모아두는 일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은 내 일에 조언을 줄만한(피상적인 조언이 아닌 실질적인 키워드를 던져줄) 동료나 상사, 선배를 찾는 일도 이런 날 하면 오히려 산만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일주일 중에 남들이 나를 찾지 않는 시간을 코어 시간을 잡고, 깊게 사고하고 폭발적으로 결과물을 토해낼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남은 요일에는 문구를 수정한다던지, 보고나 발표를 위한 전략을 만들고 다른 일과와 병행하면서(어떤 직업이든지, 비생산적인 일들이 필수적으로 있다. 안 할 수 없는 일들을 포함해서, 급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많은 참조인들이 있는 메일에 대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답신을 포함한다. 혹은 외근, 출장 결재나 법인카드의 정산 같은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이런 일들에 끌려다녀서는 절대로 효과적을 몰입할 수 없다) 결과물의 레이어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일에 쓰면 적은 시간으로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나는 회사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모이기만 하는 잦은 회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안에 대해 잘 모르겠고, 해결책이 없는 것 같으니 모여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라고 하는 회의들이 모이면 일주일 내내 집중해서 결과물을 만들 시간은 생긱지 않았다. 회의란 각자가 주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반대안이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어느 정도 구비하고 만나서, 상대를 설득하고 혹은 좋응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이어야지, 그냥 모이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모든 일에서 원치 않는 회의는 필요하다면 적당히 빠져라. 큰 일 나지 않더라.


일은 에너지를 90% 쓰기 전에 마친다


직장에서는 일찍 출근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5시 반에는 퇴근하려고 한다. 지금에야 많은 회사들이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어서 본인이 주변 눈치만 안 본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간이다. 퇴근을 못하더라도 쉬도록 한다. 올빼미 형이나 육아를 병행하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겠지만, 그날의 에너지가 소진되기 전에 회사로부터 나올 것을 권한다. 일과 후 상사 혹은 협업부서에서 온 메일에 저녁 또는 아침 일찍 답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모든 상사가 당연히 답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급하지 않은 일에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 회사의 문화는 우리 생각만큼 엄격하지 않았다.

직장일 뿐만 아니다. 논문을 쓸 때에도 박사과정부터는 가급적 밤 시간에는 라이팅을 하거나 여타의 논문 작업을 하지 않았다. 피곤하고 신경이 소진된 특정 시간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조금 남겨둔 상태에서 책상 앞을 떠나게 해야 그다음 날 작업의 마중물이 됐다. 에너지를 100% 쓰면서 하는 일은 생산적이거나 효율적이지 않다. 그것은 나의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장기적으로는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을 빨리 알면 알수록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해서 일과 병행해 석박사 과정 중에 6편의 학술지 논문과 세미나 자료를 한 학기에 6편 정도 쓰면서, 간단한 저널 글 2편을 포힘하고도 마지막 3개월은 박사논문 초고를 세미나 자료 1편을 포함해 리서치와 병행하면서 3개월 안에 완성하였다.)


중요한 일을 할 때에는 에너지를 90% 까지만 쓰라는 더 중요한 이유는.

휴식시간을 확보해야 나의 안녕과 행복을 해치지 않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입과 행복은 다른 개념이 아니며, 그것은 충분한 육체적 쉼이 필요한 일이다. 지금 무언가에 쫓겨서 마음이 급하고 스트레스 상황이라면, 계획 자체는 회계사처럼 치밀하지만, 중간에 반드시 계획에 완수하지 못할 때를 위한 보완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에는 320페이지에 달하는 박사 논문 초안을 2달 반에 채워 넣어야 했기 때문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페이지를 할당하고, 밀릴 경우로 주말 중 하루를 남기는 계획을 했다. 그 시간은 할애해서 완성함으로써 계획대로 수행할 수 있었다. 물론 밀린 게 없으면 쉬면 된다. 중요한 일일 수록 소요 시간과 한계를 분명히 먼저 알고 정해야 한다. 그리고 계획대로 하지 못할 경우 보완하는 시간까지도 그 계획안에 넣어서 이에 맞는 규칙(rule)을 정하고 습관(운동, 브런치를 마시며 즐거워할 여유)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일과가 마치면 완전한 휴식으로 들어오고, 일과는 분리돼야 한다. 그래야 충분한 에너지가 다시 생기고, 자면서도 오늘 일과와 구분될 수 있다.


Message; 가장 효율적인 시간 활용은 나한테 중요한 현재의 일과 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제한된 시간의 공간을 내어주다보면 어느 순간 인생이 허무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나 하나씩 하다보면, 지경을 넓히며 덜 중요한 것들도 할 수 있을만큼 용량이 키워져 가는 것 같다.


나의 일 외에도 다른 이들의 일에까지 관심을 쏟을 여유와 능력 조금씩 키워가는 일은 특별히 중요하다. 그것이 도리어 내 삶을 따뜻하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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