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가득 담아보는 일상

어느 금요일도 마음을 가득담아

@ 금요일 오후 3시

친구 없는 사람이 더 진짜 친구가 있는 묘한 법칙

나 역시 대학을 두 번 들어갔고, 그래서 친구들이 더 많을 수 있지만, 4년 내내 맘 붙였던 친구는 없었다.

고등학교? 그때는 너무나 가열차서 별로 보고 싶지 않은 탓도 있다.

암튼.

그녀와는 11년 차 친구이다. 나보다 3살 어리지만, 늘 열정 가득하고 지치지 않는 원더우먼이다.

내가 운전을 못하는 관계로 매번 그가 우리 집에 와주었지만,

이제 차로 15년 거리밖에 안되는 거리에 살게돼 우리 둘은 쉽게 한옥카페에서 호사를 누렸다.


예전에 우리는

오후 3시, 회사에서 둘 다 눈 아래가 시꺼메져서 만났다.

깔끔한 일처리에 전문가 스멜이 느껴지는 그녀는 날카로운 눈매에 어찌 보면 쉽게 다가가기 힘든 외모였지만,

난 그런 그가 좋았다. 일하기 좋은 친구가 진짜 좋은 친구임을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운전도 잘하고, 부동산도 잘 알고

휴가지 선정도 계획도 척척 잘 하곤 한다.


11년이 돼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점심시간 회사로 들어오는 길에

회사를 뛰쳐나온 그녀를 만나기도 했다.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린 사람


마음이 맞아 오래 더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다는 것

이제야 깨닫는다.


그러던 그녀가 나에게 묻는다.

"박사님,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어요?"


사실 나는 아침에 재수 없게도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법좀 아는 사람이니 '법대로'를 따지며 어디까지 가서 고함칠 수도 있었겠지만,

세상에 모든 아웃 어브 월드인 모든 것들을 내 몸으로 부딪혀 싸울 필요는 없는 노릇이다.

인생은 때론 만회의 기회가 있다. 오늘 더럽혀진 감정을 적절하게 씻을 기회는 주어졌다.

환승역에는 대형 서점이 있었다.

오전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 터라 더 시간을 내는 것이 고민됐지만, 나는 발길을 평소와 달리 서점으로 향해 갔다 서점에 들른다는 설렘,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익숙한 꽃집

서점의 상호는 변경됐지만, 그 꽃집은 그대로였다.

가판에 가지런히 있는 신간들과 베스트셀러들의 자태만 보더라도

아침에 불쾌한 일 즘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금요일 오전에 서점 같은 곳

"금요일 오후에 서점 같은 곳이요? 잠깐 들르면, 입구에서부터 마음에 설렘이 생겨요."라고 오랜 친구의 행복의 비결에 대한 답을 건넸다. 아까의 기분을 떠올리며 싱글벙글 했지만, "후후 그건 박사님만 그런 거 아녜요?"라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와서 우리는 깔깔 웃었다.

@ 빨강 머리 앤처럼 길이 꺾일 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 한옥의 처마, 물론 현대식으로 지은 그 모양도 너무 좋다

저마다의 쉴 곳

사람들은 저마다 쉴 곳이 필요하다.

나는 그녀에게 그녀는 나에게 쉼이 되어준 지난 11년,

그 추억과 지금의 현재성은 다시 내게 쉴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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