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본성

왜 우리는 안정이 본성이라 착각하는가

by 민진성 mola mola

인간 본성은 본래 모험적이었다

인류의 역사를 길게 바라보면, 인간은 늘 도전과 변화를 통해 살아왔다. 사냥·채집 사회에서 인간은 매일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 헤매야 했고, 미지의 열매를 시도해야 했다. 언어와 신화를 통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가상의 세계를 상상하며, 그 상상을 현실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농업혁명, 도시혁명, 산업혁명 역시 모두 낯선 방식으로 자원을 재조합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실험의 결과였다. 인간은 안정된 삶을 향유하기보다,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업가적 정신에 가까운 존재였다.



안정이 ‘본성’이 된 아이러니

그렇다면 왜 오늘날 우리는 안정 추구를 인간 본성으로 착각하며 살아갈까? 그 배경에는 역사적 전환과 제도적 구조가 있다. 농업혁명 이후의 전환. 농업이 시작되면서, 생존은 더 이상 사냥의 성공보다 곡식의 보존에 달렸다. 곡간을 지키는 일이 곧 삶의 지속이 되었고, 위험을 피하는 것이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와 제도의 발명. 권력자는 세금을 걷고 전쟁을 막기 위해 질서를 필요로 했다. 도전과 모험보다는 안정과 순응이 사회적 가치로 규정되었다. 근대 산업사회의 표준화. 대량생산 체제와 관료제 사회는 창발적 인간보다 규범에 맞춰 움직이는 인간을 선호했다. 창의적 일탈은 종종 ‘위험’으로 간주되었고, 안정적 복종이 ‘정상’으로 정의되었다.



착각의 구조

이렇게 역사적·제도적 요인들이 쌓이며, 우리는 본래의 인간다움—도전과 창의—를 억누르고, 대신 제도가 원하는 성향을 본성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실제 본성은 모험과 창의에 있지만, 제도는 안정과 복종을 요구한다. 그 결과 우리는 스스로를 안정을 추구하는 존재라 믿으며 살아간다.



본성으로 돌아가기

그러나 지금 다시 시대는 변화와 창의, 연결과 비틀기를 요구한다. 본래 인간은 안정에 안주하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업가적 존재였다. 안정은 인간 본성이 아니라, 인간 본성을 억누른 습관일 뿐이다. 본성을 회복하는 길 위에서 우리는 다시금 진정한 인간다움을 찾을 수 있다.




#생각번호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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