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생각이 많은가

본질과 과잉 해석 사이에서

by 민진성 mola mola

생각이 많다는 말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말한다. “너는 왜 그렇게 생각이 많아?” 하지만 그 말은 정말 사실일까? 내가 생각이 많은 걸까, 아니면 세상이 불필요한 해석을 너무 많이 붙이고 있는 걸까?



본성은 단순하다

본래 생명의 세계는 단순하다. 동물은 먹고, 자고, 사냥하며 살아간다. 존재는 그저 존재할 뿐, 거기에 덧붙일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 동물을 지나가는 존재로 본다는 건, 사실 이 단순한 본성에 가깝다. 해석을 최소화하고, 있는 그대로 두는 태도다.



세상의 과잉 해석

그러나 사회는 다르다. 동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고, 가족은 “이래야 한다”고 규정하며, 사람의 태도를 “따뜻하다/차갑다”로 재단한다. 본래 단순한 현상에 쓸데없는 가치 판단과 규범을 덧씌운다. 이것이야말로 생각의 과잉이다.



본질과 전도의 아이러니

결국 아이러니는 이것이다. 본질에 가까운 사고는 단순하고 가볍다. 하지만 세상은 그 단순함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복잡한 의미를 덧붙이고, 그 속에서 오히려 나에게 “생각이 많다”는 라벨을 붙인다. 누가 더 생각이 많은가? 나는 단순함을 말했을 뿐이고, 세상은 의미를 덧칠하며 복잡함을 만들었다. 생각이 많은 것은 나일까, 아니면 세상일까. 어쩌면 그 질문 속에서 우리는 본질과 해석의 경계를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생각번호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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