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 있다, 하지만 완결은 아니다

반려동물 관계의 기묘한 왜곡

사랑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사람은 반려동물을 사랑할 수 있다. 보호하고, 아끼고, 함께 시간을 나누며 genuine(진짜)한 애정을 느낀다. 이 감정은 허구가 아니다. “나는 내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는 말은 충분히 진실하다.

문제는 완결이라 믿는 순간

그러나 그 사랑이 완결된 상호적 사랑이라 믿는 건 기괴하다. 동물은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도, 언어로 관계를 정의할 능력도 없다. 그들이 보이는 애착은 본능적 반응이자, 조건 속에서의 적응일 뿐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거기에 의미를 덧씌워 “나를 사랑한다”고 확신한다.

왜곡된 상호성

사랑이라는 말은 본래 평등한 상호성을 전제한다. 그러나 반려동물 관계에서의 상호성은 사실상 인간이 설계한 조건 속 가짜 상호성이다. 사랑은 진실하되, 그 진실은 편향된 구조 위에 놓여 있다.

기괴함을 직시하기

사랑할 수 있다. 동물이 인간에게 애착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완결된 사랑이라 믿는 순간, 관계는 왜곡된다. 사랑은 부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 사랑의 이름이 담고 있는 기묘한 기괴함은 직시해야 한다.

맺으며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건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것을 완결된 상호 사랑이라 믿는 건 인간의 자기기만이다. 사랑은 가능하다. 하지만 완결은 아니다. 이 긴장과 모순을 인정하는 것, 그 속에서만 우리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더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다.

#생각번호202509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