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스라이팅, 그리고 상호성의 문제
우리는 흔히 사랑을 넓게 인정하려 한다. 그러나 만약 조건 속에서 강제된 애착까지도 사랑이라 부른다면, 가스라이팅이나 스토킹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그건 명백히 기괴한 결론이다.
가스라이팅에서 피해자가 보이는 애착은 조작된 의존이지 사랑이 아니다. 스토킹에서 집착을 “사랑”이라 말하는 건 가해자의 자기서사일 뿐이다. 두 관계 모두 상호성이 무너져 있기에, 결코 사랑이라 부를 수 없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동물은 선택권이 없고, 환경은 인간이 설계한다. 동물이 보이는 애착은 본능적 반응일 수 있지만, 그것을 완결된 상호 사랑이라 믿는 순간, 구조적으로는 가스라이팅이나 스토킹과 닮은 왜곡을 품게 된다.
인간이 반려동물을 사랑할 수 있다. 그 애정은 genuine(진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편향적이고 부분적인 사랑이다. 완결된 상호성이라 믿는 순간, 왜곡된 사랑까지 사랑이라 인정해야 하는 위험이 생긴다.
#생각번호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