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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움이 아니라 균형이다

동물을 대하는 정직한 태도

by 민진성 mola mola

차갑다고 오해받는 순간들

나는 동물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흔히 “동물을 사랑해야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무심한 태도를 보이면 차갑다고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무심함은 곧 냉정함이 아니다. 그건 오히려 쓸데없는 해석을 덧붙이지 않는 정직한 태도다.



무심함과 공감의 공존

평소에 동물은 그저 지나가는 존재다. 귀엽게 보이면 잠시 시선이 머물 뿐, 그 이상은 없다. 하지만 고통받는 순간을 보면 마음이 움직인다. 구해주고 싶고, 안타깝다. 이건 모순이 아니다. 관심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연대할 수 있는 균형이다.



성숙한 따뜻함

늘 “사랑한다, 가족이다”라고 말하는 태도는 따뜻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지배와 소유의 그림자가 숨어 있기도 하다. 반대로 무심하지만 고통에는 응답하는 태도는, 존중과 책임을 동시에 품은 성숙한 따뜻함이다.

나는 차가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무심하지만, 무심함 속에서도 공감할 줄 알고, 필요한 순간엔 행동할 줄 안다. 차가움이 아니라 균형이다. 그 균형 속에서 나는 동물과, 그리고 타자와 관계 맺는다. 정직한 무심함과 순간의 따뜻함 사이에서, 비로소 나는 자유롭고도 성숙한 태도를 배운다.




#생각번호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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