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식당에서 직원이 독사에 물려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후 허 씨 형제들이 변호사와 상의해 노동계약서의 내용을 바꾸는 것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렁옌의 새로운 시도가 뱀 식당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렁옌은 고용계약서의 규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서명했다.
렁옌은 처음에 이런 규정을 알지 못했다. 절박한 마음에 직업을 바꾸면서도 고용 계약서를 제대로 보지 않았고, 그 위에 어떤 글자가 써있는지도 신경 쓰지 않고 서명 했다.(김지연 역, 2008, p。256)
중국의 노동시장에서 일용직 또는 임시직의 경우 노동 계약서(劳动合同书)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착취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이다. 또한 노동 계약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 고용자의 경우 제대로 살피지 않고 서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약서에 서명 했다는 의미는 계약서에서 요구하는 ‘뱀을 사랑하는 훈련과 모니터링 프로그램(爱蛇训练与检测计划)'조건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 렁옌은 해고 되며 불이익을 감수 할 수밖에 없다. 뱀 식당은 허 씨 형제가 돈을 벌기 위해 존재 하는 것이지 렁옌의 새 출발을 위해 존재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뱀을 사랑하는 훈련과 모니터링 프로그램 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첫 번째 과제(뱀 사랑 과제, 爱蛇训练)는 비교적 통과하기 쉽다. 기본 실력에 의지해, 일단 스무 마리쯤 되는 한 바구니의 뱀을 풀어 놓고, 그 뱀들을 한 마리 한 마리 다시 바구니에 담는 일인데 이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김지연 역, 2008, pp.257-258)
비교적 쉽다는 뱀을 사랑하는 훈련과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첫 번째 과제에 대해 렁옌은 매우 놀란다. 그녀는 드렁허리도 죽거나 잡아 보지 못했는데 뱀을 손으로 만져야 한다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렁옌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난 통과하지 못할 거야. 죽을지도 몰라. 여기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김지연 역, 2008, p.258)
뱀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일반적인 여자의 본성도 '돈'을 지향하는 렁옌의 집념 앞에서는 인내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렁옌은 진정시키는 동기는 노동합동의 규정을 지키지 못해 수습기간을 채우지 못한 경우의 불이익이었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여기서 지내는 한 달은 그냥 시간 낭비야. 그들은 당신에게 오백 위안을 지불하겠지. 대신 당신은 이천 삼백 위안을 받을 수 없게돼. (김지연 역, 2008, p.258)
렁옌은 새로운 생활을 위해 뱀 식당에 온 이유를 상기했다. 그녀의 철저히 붕괴된 이미지는 이 도시에서 돈을 버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도 어려운 처지였다. 그녀에 돈에 대한 집념은 남편과 이혼, 남편의 자살, 그리고 새로운 연인인 복권 판매소의 '시아오 천(小陈)'과의 파국에도 불구하고 사그러들지 않았다. 원인은 간단했다. 그녀는 아직 그녀가 원하는 돈을 벌지 못했다.
나는 이천 삼백위안을 받기위해 온 게 아냐. 내가 근무하던 기차역 여관에서는 발전이 없었어. 식당은 지금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고, 일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은행보다 더 안전해. 사람들의 입은 말하는 것 말고는 먹으라고 있는 거니까. (김지연 역, 2008, p.258)
렁옌이 기차역 여관을 그만둔 이유와 뱀 식당을 선택한 논리는 그녀의 자본주의적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점이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명백한 차이이며 쑤통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를 심오한 작가정신으로 해부'한 대상이다. 이 도시에서 발생한 모든 일들, 그리고 뱀으로 형상화 되고 범주되는 모든 일들은 자본주의적 허상 즉 '돈'에 기인한다.
두 번째 시험과목은 직접 독사를 죽이는 것이었다. 이것은 직원에게 자신을 지킬 능력을 기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식당 측 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을 생각이니까"(김지연 역, 2008, p.259)
우리 선생님이 수업하실 때 말씀하시기를 상업은 근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어. 즉 이윤을 위해서는 죽은 사람의 다리도 팔 수 있는 거야. 당신 역시 그것을 알아야 해.(김지연 역, 2008, p.259)
대학까지 다닌 동료의 설명은 자본주의의 지독한 면을 여과 없이 설명하고 있다. 뱀 식당은 종업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직원이 다치는 것은 식당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배상을 하는 것은 매우 해로운 일이다. 렁옌은 더 이상 놀라지 않고 마치 뱀과 같이 차분하게 대답한다.
”나도 선생님이 될 수 있어. 난 평소에 항상 우리 오빠와 남동생에게 법만 어기지 말고, 어떤 돈이든 벌어야 해, 어떤 돈이든 대담하게 벌어야 한다고 말했어". (김지연 역, 2008, p.259. 필자 일부 변경)
'법만 어기지 않는다면 어떤 돈이든 대담하게 벌어야 한다'는 자본주의의 극단을 렁옌의 입을 빌어 표현하고 있는 쑤통의 언어는 뱀을 다양하게 변주시켜온 모든 감정을 얼어붙게 하고 모두를 무한 경쟁의 무대로 몰아가는 싸늘함이 있다. 뱀을 만지고, 뱀 식당에서 뱀을 죽이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따라서 렁옌은 그것을 해 낼 수 있다.
가장 기괴한 세 번째 시험은, 이 역시 기묘하기 짝이 없는데 뱀과 함께 춤을 추는 것으로 태국에서 뱀 공연을 하는 여성들에게 영감을 얻어 착안한 시험이었다. 뱀을 일종의 특이한 소품으로 쓸 수 있고 어깨나 등, 허리, 다리에 감아 무용수의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도 있으며, 뱀과 무용수가 함께 손님들에게 춤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뱀과 춤추는 것은 부가적인 과제 였으므로 통과하지 못해도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에는 상관이 없었다.(김지연 역, 2008, p.259-260)
뱀을 목과, 어깨, 허리, 그리고 다리에 감고 춤을 춘다는 쑤통의 묘사는 돈과 사람이 착종돼 분간키 어려운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뱀 식당에 취직하는데 필수적인 조항도 아닌 가장 어려운 세 번째 시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태여 도전 하지 않는 시험이다. 하지만 렁옌은 도전할 것을 결심했다.
"자신과 싸워 뱀과 함께 춤을 추겠다.(挑战自我,与蛇跳舞)"
"자신과 싸워 뱀과 함께 춤을 추고 말겠다!(挑战自我,与蛇跳舞)”
그녀는 뱀을 죽일 때 굉장히 독특하고 간단한 방식을 사용했다. 자신의 하이힐로 독사를 찍어 죽인 것이다.마치 상처 받은 여성이 악당의 더러운 심장을 찌는 것만 같았다.
렁앤은 열정적이고 흥겹게 탱고 스탭을 밟았다. 렁옌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포즈를 잡을 때면 뱀의 머리 역시 고개를 들었는데, 마치 충실한 남자 무용수가 함께 하는 것 같았다.
뱀 식당의 모든 사람들, 허 씨 형제와 식당 투자자들까지도 모두 열렬히 박수를 쳤다. 렁옌은 최고 점수로 '뱀 사랑(爱蛇计划)’과정을 통과한 다음 탈의실에 숨어 울었다.(김지연 역, 2008, p.260-261)
렁옌의 도전은 성공했다. 뱀 식당의 주인인 허 씨 형제는 물론 투자자들 앞에서 그야말로 탈태환골의 변화를 성공 시킨 것이다. 그녀가 하이힐로 정확하고, 모질고 잔인하게 독사의 머리를 찍어 죽이면서 그녀는 과거의 그녀와 확실히 결별했다. 그녀는 굵고 커다란 구렁이(蟒蛇)를 새로운 파트너 삼아 돈을 추구해 나갈 것이다. 그녀의 전남편 랑젠이 수박장사, 음료 장사, 그리고 운송업 할 때 마다 파트너를 바꾸었고 40만 위안까지 돈을 벌었지만 그것은 그의 노력 보다는 잘생긴 얼굴을 가진 덕분 이었다. 하지만 렁옌은 모질고 잔인하게 자본주의의 심장부에 진입했다. 그녀의 파트너는 뱀이며, 허 씨 형제이며 뱀 식당의 투자자 들이고 그들은 함께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당신은 뱀을 그토록 미워하고 또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요?"
렁옌이 그녀의 하이힐로 뱀의 머리를 찍어 죽이는 것과 그의 몸에 뱀을 감고 함께 열정적인 탱고를 추는 것을 본 그녀의 동료의 질문이다. 렁옌은 잠시 침묵 하다가 말했다.
"맞아, 난 뱀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했어".(김지연 역, 2008, p.261)
뱀을 사람으로 생각했다면 누가 하이힐로 머리를 내려쳐 죽인 독사이고 누가 한 몸이되 함께 춤춘 구렁이인가? 하지만 그 점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 그(들)가 누구이건 간에 이미 묵은 껍질에 불과할 뿐이다. 렁옌은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변했다.
(1) 밑줄친 부분은 필자가 수정했다. 역자의 번역과 원문은 아래와 같다.
번역본 : 법을 어기지만 말라고. 어떤 돈이든 분쟁이 따르게 마련이고, 어떤 돈이던 싸움을 부르게 된다고.(김지연 역, 2008, p.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