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돈을 좋아한다. 또한 부자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① 공자는 그 이유를 여기서 설명하고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富-부유함)와 귀(貴고귀함)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나그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으면 처하지 않아야 하며,
빈(貧-가난함)과 천(賤-비천함)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나그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아야 한다.②
원문에 대한 해석은 『懸吐完譯 論語集註』를 따랐다. 그런데 위와 같은 해석, 특히 두 번째 단락은 도무지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는 "부귀가 아무리 좋아도 반칙해 얻어 가지면 안 되고, 빈천이 아무리 싫어도 반칙으로 벗어나지 않는다" 정도의 의미로 이해한다.
여기에 대한 주자의 해석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또 끝에 그놈의 '군자'를 갖다 붙여 나를 열불 나게 한다.
"군자가 부귀를 살피고 빈천을 편안히 여김이 이와 같은 것이다"➂
갑자기 원문에는 없는 군자가 튀어나오는 것도 이상하고, 가난하고 비천한데 편안하게(安贫贱) 여기는 사람이 제정신이라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더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조선 500년 내내 주희의 위와 같은 해석을 돌돌 외워가며 과거 시험 답안으로 써서 입신양명했던 군자들이다. 그들의 도덕성이 왜 오늘날의 잡놈들과 비교해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게 개판이었나 하는 점이다.
물론 오늘날도 전혀 달라진 것은 없다. 날 때부터 금 숟갈을 주둥이에 물고 나온 태생적 군자이거나 공부 열심히 해 어려운 시험 합격해 높은 자리 간 군자이거나 마빡에 ‘군자’ 붙이려면 최소한 반칙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분명히 큰돈이 생기거나 높은 자리 갈 일 있으면 세심히 살펴(審富贵), 나라의 곳간을 터는 도둑질이나 소인들의 코털을 뽑아가는 강도질은 쳐다보지도 않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하니 군자 껍질만 썼을 뿐 잡놈의 알맹이로 꽉 채워진 족속들 아닌가?
당연히 이런 잡놈들의 뱃속에 쌓인 천금만금은 다른 사람의 것을 취하여 쌓아 쟁여놓은 것이다.④ 다른 사람 것을 빼앗아 오기 위해서는 당연히 권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돈과 권력은 서로 기대어 있으며 이 것을 가진 사람들끼리 배타적 사회를 형성하고 마치 대단한 사람이나 되는 것처럼 소인들 위에 군림한 것이다.
천금만금을 가졌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마음으로 복종하고 따를 수 있는 사람. 최고의 권력을 가졌지만 백성들은 그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 이런 사람을 군자로 부르는데 반대하지 않는다. 또한 소인으로서 그러한 군자의 다스림 아래에 있는 것을 거부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천하의 잡놈들이 군자 인척 하면서 위선의 탈을 쓰고 껍적거리며 비실비실 웃는 꼴은 남자인 나로 하여금 입덧하게 한다.
정당하게 얻은 부유함과 고귀함은 존경받아야 한다.
하지만 반칙해서 얻은 부귀와 고귀함은 탈탈 털어서 원위치시키고
잡놈에 맞는 정확한 되빠꾸 눈퉁이를 박아야 한다.
가난함과 비천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반칙하지 않고 남에게 못할 짓 하지 않는다면
불편하긴 하지만 발 뻗고 잔다.
① 리링(李 零),『집 잃은 개』글 항아리. 경기, 파주. 2019. p.208
② 리인 편 5번째 장의 일부이다. 원문은 아래와 같다.
子曰
富與贵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处也
贫與贱是人之所恶也 不以其道得之 不去也。
(자왈
"부여빈시인지소욕야, 불이기도득지 불처야.
빈여천시인지소욕야, 불이기도득지 불거야")
➂ 『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72.
원문은 ; 君子之審富贵而安贫贱也如此 이다.
④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임옥균 등 역.『논어징(論語徵)』1. 소명출판 서울. 2010. p.289. 원문은 아래와 같다. 해석은 내가 임의로 다소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