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는 수천 년 동안 여러 사람과 집단들이 무던히도 우려먹었다. 물론 본뜻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이용 목적에 따라 왜곡해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아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은 죄다 책을 내고 좀 팔린다 싶으면 책을 폼 나게 만들어 비싼 값을 매겨 이익을 극대화한다.
책을 내는 건 자유고 잘 팔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덕이 높은 군자의 삶’을 이야기하며 우리 같은 소인을 윽박지르는 행태는 정말이지 구역질 난다. 나는 자신이 군자이면서 군자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못 봤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나 같은 사람이 있어서 적당히 눈치라도 보면서 책을 쓰는데 중국은 『논어』를 가지고 대륙적으로 사고 치는 책이 다양하게 끊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일반 국민의 지적 성숙도가 우리와 달라,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을 보는 것은 대단한 결례이다. 하지만 좀 심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우선, ‘짜장면 『논어』’가 있다. ” 공자는 위대한 성인이고 『논어』』는 인류 불멸의 성스러운 경전이다 “라고 결론 딱 내놓고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하다가 책이 끝난다.
그다음엔, 책 제목은 『논어』인데 좀 어려운 대목은 다 빼놓고 그나마 오, 탈자투성이의 수준 낮은 책이다. 그런 책의 특징은 양장본에 두툼한 모습을 하고 있고, 책자 소개 광고에 ”장식용으로 좋다 “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적당히 수준이 되서 TV에도 소개되고 책도 엄청 팔리고,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소개되는 책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흰옷에 흰 치마를 입고 TV에 출연해 『논어』를 소재로 강연한 북경 사범대 의 ‘총명한 여자’ 우단(于丹)도 기대한 대로 역시나 실망스러웠다.
『논어』가 어려울 필요는 없다. 또 현실에 필요한 부분만 추려내 다이제스트 식으로 쉽게 풀어 모두가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든지, 결론 먼저 내놓고 억지로 끼워 맞추는 태도는 무척 거슬렸다.
『논어』는 2,000년도 넘은 책이라 당연히 오늘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왜 기원전 특정 계급의 언행을 본받고 따라 하라고 하는지 고민해 볼 일이 아닌가?
흰 치마를 입은 총명한 여자 우단은 틀림없이 이점을 고민하지 않고 TV에 출연해 많은 말을 했고, 또 책을 써 팔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군자는 덕을 생각하고 소인은 땅을 생각하며 군자는 형벌을 생각하고 소인은 은혜만 생각한다. “①
어떤 사람이 매일매일 돈 벌 궁리를 하고, 집 장만할 계산을 이리저리 맞추어 본다면 나쁜 사람일까? 당연히 아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소인’이라고 부른다면, ‘소인’은 최소한 나쁜 사람은 아니다.
우단은 이 구절을 <군자의 길- 君子之道>의 꼭지에서 인용하며, 이런 소인의 모습에 대해 "당연히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②고 분명히 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그다음부터는 횡설수설한다. 군자는 좋은 사람, 소인은 나쁜 사람이라는 정해진 결론이 원인으로 보인다.
군자는 도덕과 법률을 존중한다...... 소인은 법률의 허점을 파고들어 눈앞의 작은 이익을 차지하는 데 급급하다.③
그러더니 현대사회의 군자란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시도한다. "군자는 항심(恒心)을 가진 사람"이다. 즉 늘 일정한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군자로 정의했다.④
그렇다면 매일매일 변하지 않고 돈 벌 궁리, 집 살 궁리, 아이들 걱정하는 건 변하는 마음인가?
도덕과 법을 변하지 않고 지키는 것이 '항심'이라면 소인들은 지키지 않을 재간이 없다. 설사 어쩌다 작은 반칙이라도 하면 여지없이 과태료 통지서 날아오고 큰 반칙 하면 교도소 가는데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군자(사회지도층)들이 도덕 신경 안 쓰고 아무 여자나 건드리고, 법은 당연히 어기며 재물을 챙긴다. 그러다가 법에 걸릴 것 같으면 법을 바꿔가면서 빠져나간다.
이런 점은 한국보다 중국이 훨씬 앞서 있다. 중국 령도들은 한국의 지도층에 비해 건드리는 여자 숫자도 훨씬 많고 챙기는 돈도 금액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공산당은 법 위에 존재하므로 법을 신경 쓸 이유는 많지 않다.
우단은 아마도 북경 사범대 교수를 하면서 사회 현실을 전혀 모르거나 아니면 권력에 아부하는 중국 군자의 길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흰 치마를 입었지만 총명하지는 않은 것이 분명하다.
사실이 이러할진대 '반칙의 주체가 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전제를 기반으로 떠들어 댔으니 참으로 딱하다. 그보다 더 한 일은 그게 좋다고 불과 3개월 동안 그녀의 책을 250만 권이나 산 중국 인민들의 수준이다. (여기에 해적판 150만 권을 더해야 한다)
** 위 사진의 오른쪽이 우단이다.
① 장개충 역주 『알기 쉬운 론어』 흑룡강 조선민족 출판사. 하얼빈. 2016. p.98.
② 于丹 著 『于丹 [論語]心得』 中華書局. 北京. 2015. p. 59.
원문은, 当然这也没有太大的错过
③ ibid. p.59 원문은, 君子从来是尊重道德法制。。。。。小人则贪图眼前的利益, 喜欢钻小空子, 占小便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