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여성관 近之則不孫, 遠之則怨

제5 공야장편(第五 公冶長편)-1.

by 누두교주

휴머니즘의 한 가지 종류인 페미니즘(feminism)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논어』는 폐기되어야 하는 책이다. 물론 공자나 그의 제자들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 글은 그 두 번째 이유를 설명한다.

우리는 이미 여자에 대한 공자의 인식을 살펴본 적이 있다.

“여자와 소인만은 다루기가 어렵다. 가까이해 주면 불손하고, 멀리하면 원망을 한다” ①

요 정도로 그나마 추상적으로 비하하는 정도라면 ‘꼰대의 재수 없는 뻘짓’ 정도로 무시해도 될 일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논어』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공자가 공자의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없다. 부모에게 효도(孝道) 해야 한다고 틈만 나면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의 어머니께 효도했다거나 효도하지 못해 후회스럽다는 기록은 없다.

당연히 부인에 대한 언급도 하나도 없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무시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공자 딸에 대한 언급은 『논어』에 나온다. 아들에게는 천하에 바로 서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한다고 말한 장면이 나오는데, 딸은 『논어』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공자께서는 공야장에 대하여 “처를 거느릴 만하다. 비록 감옥에 갇힌 일은 있었으나 그의 죄는 아니었다”라고 말씀하시고는, 자기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②


멀쩡한 딸을 수감 중인 사람과 옥중결혼을 시켜버린 것이다.③ 만일 내가, 내 딸 의사와 상관없이 이런 결정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시집가라고 하면 딸이 출가하는 대신에 내가 분리수거되는 신세가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여러 해석이 있으나 한 가지 공통점은 공자의 성인(聖人) 됨과, 공자의 제자로 알려진 공야장이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일 것이라는 상상이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④ 공자 딸 입장에서 검토된 해석은 난 아직 보지 못했다.




이런 공자의 여성관은 직계 제자들에게 그대로 이어지는 흔적이 보인다. 공자의 도를 맹자에게 전한 것으로 디자인된 증자의 경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여성관을 실천으로 옮겼다.


증자가 아내를 (쫓아) 보냄은 남가새(나물)를 쪘으나 익지 않아서였다.⑤


나물 반찬을 했는데 제대로 익지 않았다고 아내를 내쫓는 아름다운 전통이 인류에 존재했었다는 근거이다. 이 기준이 지금도 적용된다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결혼해도 친정으로 출, 퇴근하거나 아니면 쫓겨나는 여자들로 인한 교통혼잡이 빚어질 것이다.




공자는 훌륭한 스승임이 틀림없고 『논어』는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매우 가치 있는 책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자와 『논어』』를 무조건 우상화하고 숭배하고 만고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공자를 성인으로 만들어 우상화하는 것은 죽은 공자를, 인간을 지배하는 귀신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또한 『논어』를 유일무이한 진리의 말씀으로 강요하는 것은 홍위병들이 『모택동 어록』을 품고 다니며 패악질을 하던 것과 다르지 않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인(仁)이라면, 여자를 공자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근본적으로 매우 잘못된 일이 분명하다.


누군가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문자로 항의할 일이 아니다. 대신 딸 혼처(가능한 수감 중인 배우자가 좋다)를 알아보거나, 나물 반찬이 잘 익었는지 보고 잘 익지 않았다면 즉시 이혼 소송을 제기할 것을 권한다. 그 편이 자신의 신념에 더욱 부합하는 일이 될 것이다.



① 김학주의 해석을 따랐다. 김학주 『논어 論語』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09, pp. 312-313. 누두 교주의 브런치 글 「『논어』와 세계 여성의 날」 참조.


② ibid. pp. 68-69.


③ 감옥에 수감 중인 재소자인지 형을 다 살고 나온 전과자인지 해석이 엇갈린다. 나는 楊伯峻을 따라 재소자로 이해했다.


④ 이를테면 “공야장의 사람됨을 알 수 없다(長之爲人 無所考)고 하면서도, 그에게 반드시 취할만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期必有以取之矣) 라며 무조건 긍정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 84.


⑤ 원문은 ”曾子去妻 藜蒸不熟 “이다. 출전은 『越絶書』「編敍外傳記」라고 하는데 나는『越絶書』를 읽어 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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