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개털기 11화

희(喜, 기쁨)

3. 개털의 성(性)

by 누두교주

개털의 칠정(七情) 그리고 믿음(信)

전국시대(戰國時代) 사상가 맹자(孟子)는 사단을 논했고 한(漢) 나라의 유학자 동중서(董仲舒)는 여기에 신(信, 믿음)을 더해 오상(五常)을 말했다. 예기(禮記) 중의 일부였다가 송(宋) 나라 주희(朱熹)에 의해 4서(四書)에 편입된 중용(中庸)에는 사람의 일곱 가지 감정을 7정(七情)으로 정리했다(1).


강아지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2,000년 전의 선진 고경을 언급하는 이유는 개털이에 내재된 인간과 다르지 않은 감정의 놀랍도록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희(喜, 기쁨)

개털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신이 나고 슬며시 웃음이 난다. 우선 표정이 바뀐다. 입이 크게 벌어지고 할딱거리며 눈이 반짝인다. 이 정도의 기쁨은 밥을 기다리거나 또는 그 정도의 즐거운 상황에서 그렇다. 주로 앉아서 표현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왈‘” 하고 한번 짖는 정도만 되면 재촉의 의미가 추가된다. 간식을 까고 있다거나 손에 들고 약 올릴 때 하는 행동이다. 여기에 더해 귀를 뒤고 젖히고 꼬리와 궁둥이를 흔들며 앞발을 빠르게 움직이다 이내 내닫곤 하는 것은 몹시 기쁠 때이다. 식구가 외출했다 돌아왔다든지 (특히 아내에 대한 환영이 격렬하다) 외출을 위한 목줄이나 아이스박스를 꺼낼 경우에 이렇게 반응한다. 이때는 “끄으응~” 하고 앓는 소리와 “왈, 왈”하고 짧게 여러 번 짖는다(2). 여기에 더해 정말 기쁠 때는 위의 모든 행동에 더해 찔끔찔끔 오줌을 싼다. 깡충깡충 뛰기도 하고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내가 출장으로 며칠간 집을 비웠다 돌아오면 하는 개털이의 환영 의식이다. 신발도 벗지 못하고 몇 번인가를 만져줘야 다소 진정이 된다.


내가 왔다고 개털이는 왜 이렇게 기뻐할까? 나는 누군가를 이렇게 기쁘게 맞이한 적이 있을까? 나는 개털이 말고 다른 누군가에게 이렇게 기쁘게 여겨지는 사람일까?


내가 출장이 아니고 병원에서 큰 수술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날도 개털이는 예외 없이 깡충깡충, 왈왈~ 거리며 기뻐했다. 물론 오줌도

찔끔거리고..... 나는 집에 온 것 같았다.


(1) 4단(四端)은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맹자(孟子)』의 「공손추」 편에 나온다. 각각 4가지 덕목(德目)인 인(仁), 의(義), 예(禮), 지(智)의 단서라는 의미이다. 이후 한(漢) 나라의 유학자인 동중서가 이 4 덕에 신(信)을 추가해 5상(5常 - 5가지 떳떳함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의 개념을 정리해 제시했다.『맹자(孟子)』학습은 국립 한국 방송통신대학교 안병국 교수가 당대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7정(七情)은 『중용(中庸)』에 나오는데 희(喜, 기쁨), 노(怒, 노여움), 애(哀, 슬픔), 구(懼, 두려움), 애(愛, 사랑), 오(惡, 미움), 욕(慾, 욕망)을 말한다. 이상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강아지를 키우려면 최소한 『맹자(孟子)』와 『중용(中庸)』정도는 읽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내가 생각하기에) 즐거워할 일을 보고 즐거워하기도 하지만 즐거울 일을 미리 ’ 생각하고 ‘ 즐거워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아내가 ’ 산책 갈까? “ 한다던지, ‘아빠 오셨다’ 하면 이미 좋아서 펄펄 뛴다고 한다. 반복된 경험에 의한 단순한 조건반사라고 폄하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즐거운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것도 단순한 조건 반사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전제하에서만 동의한다.


행복한 개털이.

개털이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신이 나고 슬며시 웃음이 난다. 우선 표정이 바뀐다. 입이 크게 벌어지고 할딱거리며 눈이 반짝인다.

잠시 강변 모래톱에 들렸다가 ‘개판’을 찾아가는 길이다. 개판에 대한 내용은 뒤에 나온다.

keyword
이전 10화잃어버린 개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