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증거가 타당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동훈 장관이 특유의 논법을 구사한 대상은 대부분 이른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국개의원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개는 잘못이 없다)이다. 따라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국무위원) 신분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비해 높다. 하지만 근거로 제시한 구절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며 더욱이 공적인 대화도 아니었다는 점이 비판의 요지이다.
틀린 비판이 아닌지라 겸허히 수용하며 여기, 보다 적절한 증거를 제시한다. 역시 『논어』가 출전이며 공자보다 높은 사람의 질문에 대해 공자가 대답하는 구절이다.
계강자가 도둑을 걱정하여 공자에게 대책을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만일 그대가 탐욕을 부리지 않은다면 비록 백성들에게 상을 주면서 도둑질하게 하더라도 도둑질하지 않을 것이다.”①
여기 등장하는 계강자(季康子)는 공자가 평생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던 경대부(卿大夫) 신분이다. 즉 공자보다 높다.② 다만 번역문이 후대 공자 신도들이 번역한 것이라, 마치 공자가 윗사람처럼 느껴질 뿐이다.
영어 번역을 보면 정확한 맥락을 알 수 있다. “만일 그대가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면 비록 백성들에게 상을 주면서 도둑질하게 하더라도 도둑질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부분이다.
“If you, sir, were not covetous, although you should reward them to do it, they would not steal.”③
보는 바와 같이 공자가 계강자를 ‘sir’로 호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논법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도둑이 많아 대책을 묻는데, 도둑을 예방하거나 신속히 잡는 방법을 이야기하지 않고 ‘너부터 잘해’라고 하는 태도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국개의원 흑석 선생에게 ‘부동산은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라는 한동훈 장관의 논법과 전혀 다르지 않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상을 준다고 해도 안 한다’는 표현은 ‘깐족’을 지나 고약하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듣는 사람이 찔리는 부분이 있다면 정도가 더 심할 수도 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大韓民國) 법무부 장관 한동훈이 노국(魯國) 법무부 장관 공구의 논법을 표절했다는 나의 주장은, 이제 더 이상 논란의 여지없이 정당하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은가?
대문 그림 : 영화 [공자]에 나오는 계강자역의 배우이다. 딱 봐도 탐욕스럽게 생겼다. (출처,검색일, https://vo.la/6sPGq. 2023.5.8.)
① 成百曉 譯註『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244.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季康子患盜 하여 問於孔子한대 孔子對曰 苟子之不欲이면 雖賞之라도不竊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