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손자(孫子)

제13편 자로(第13篇 子路) - 29, 30

by 누두교주

공자는 군대 복무기간 7년을 주장한 사람이다. 그것도 제대로 된 교관으로부터 훈련을 받아야 전쟁을 할 수 있는 참 군인이 될 수 있다고 꼼꼼히 지적했다.


선한 사람이 백성들을 칠 년 동안 가르치면, 전쟁에 임하게 할 수 있다.①


따라서 공자를 존경하고『논어』를 신성한 경전으로 믿는다면, 일단 군대 생활을 7년 하고 떠들 일이다.

공자는 내친김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훈련을 시키지 않고 전쟁터에 내 보낸다면 백성을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성들을 가르치지 않고 전쟁을 한다는 것은 바로 그들을 버리는 것이라 하겠다.②


이쯤 되면 군대 생활 7년 안 한 고매한 군자님들은 전부 위선자가 된다. 나아가 7년의 훈련 기간을 부여하지 않고 전쟁터에 백성을 내몬 위정자들은 전부 공자의 가르침을 어지럽힌 사문난적(斯文亂賊)들이다.




그러다 보니 논어의 이 구절은 “공자의 말이 아니다”라는 막연한 주장을 하며 슬쩍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③


좀 궁색한 정치적 주장 같다.


좀 더 분식을 해서 아주 낭만적으로 풀이하는 경우도 있다. 선인(善人)을 착한 사람으로 보고, 전쟁을 인격과 충효의 경연장으로 이해했다.


전쟁에 있어서는 군사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선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격과 충효에 관한 소양도 중요하다는 뜻이다.④


어쨌든 공자가 군 복무기간 7년을 주장했다는 것은 다툼 없는 사실이다. 또한 7년 군 생활에서 군자들은 전부 열외고 백성(소인, 서민, 세민, 民)들에게만 한정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백성을 위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백성을 제대로 착취하려고 빨대 꽂는 비겁한 공자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구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는 공자와 거의 같은 시대 사람이다. 살던 동네도 제(齊) 나라로, 공자의 노(魯) 나라와 붙어 있다. (둘 다 산동 반도에 있다) 공자도 자주 제나라를 갔었다. 다만 둘이 만났다는 공식 기록은 아직 없다. 아마도 손자는 남쪽 오(吳) 나라에 취직됐고 공자는 여러 곳을 다니다 길이 어긋나지 않았나 싶다.


같은 시대를 산, 유가의 대표 선수 공자와 병가의 에이스 손자의 시각은 어떨까? 답은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손자는 '백성을 보호해야 한다' 며 폼을 잡는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참 좋은데 그 이유가 김 푹 새게 한다.

오직 백성을 보호하고 임금을 이롭게 하는 것이 나라의 보배다.⑤

백성을 보호하는 이유는 결국 임금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손자는 그 대가로 월급 받아 백성보다 잘 사는 계급이 되려고 병법서를 열심히 쓴 사람이다. 그 병법서가 손자병법이고 그걸 읽은 오나라왕이 call 해서 남쪽으로 간 것이다.



공자와 손자는 매우 결이 다른 사람 같지만, 공통점이 있다. 백성을 어리석은 통치의 대상으로 본점. 그리고 백성의 존재는 통치자와 그에 빌붙는 엘리트(군자 계급)의 이로움 때문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논어』를 읽고 『손자병법』을 읽는 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른다. (있다!)



대문 그림 : 인공 지능 화가 DALLE-2를 시켜 공자와 손자가 만나 각자의 특기를 가지고 싸우는 모습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그린 그림이다.


① 김학주 역주 『논어 論語』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서울. 2009. pp. 228-229.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曰: 善人敎民七年, 亦可以卽戎矣


② 위의 책 같은 페이지.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曰: 以不敎民戰, 是謂棄之


③ 위의 책 p. 232.


④ 류종목 지음 『논어의 문법적 이해』 ㈜문학과 지성사. 서울. 2020. p. 444.


⑤ 리링(李零) 지음, 임태홍 옮김 『유일한 규칙唯一的规则』 (주)글항아리. 경기, 파주. 2013. p. 356. 원문은 다음과 같다. 唯民是保, 而利於王, 國之寶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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