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육전(茄子合肉)과 마늘향 볶은 새우(蒜香炒虾)

by 누두교주

두고 온 우리 북쪽 땅의 중심은 심양(瀋陽)이다. 과거에는 봉천(奉天)이라고 불렀다. 흩어졌던 해서, 동해, 건주여진을 통일한 애신각라 누르하치가 통일 쥬션(jusen) 국가인 ‘아이신 구룬’을 세우고, 그 도읍을 봉천(奉天)에 정하고 성경(盛京)이라고 불렀다.


사실 만주는 만들어진 말이다. 1635년 누르하치의 뒤를 이은 홍타이지가 ‘쥬션’이란 말 대신 불교의 '문수 사리불'에서 유래한 ‘만주’라는 단어를 민족의 이름으로 정한 것이다① 쥬션은 ‘조선’이란 말이니 제국 고조선을 뜻한다.

심양시 서탑가 대로변 북한 식당이다. 이른 아침에 여종업들이 길에서 체조한다. 아침에 체조하면 건강해져 공화국에 복무하기에 아주 좋다고 했다. 통일을 생각하면 심난하다.


지금은 짜장면들이 통으로 몰아 ‘동북’이라고 부르는 지역, 그 중심도 역시 심양이다. 이곳엔 겨울에 가야 제대로 된 추위를 경험할 수 있고, 그런 연후에 뜨끈한 ‘뚠차이(炖菜)②'에 독한 술 몇 병을 비워봐야 북녘의 바람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들어 먹기엔 어려움이 있다.




심양에서 얻어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음식은 '가지 육전(茄子合肉)'이었다. 실제로는 튀긴 것 같은데, 나는 튀긴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전(煎)으로 부쳤다. 가지전과 동그랑땡의 결합으로 보면 된다.


1. 가지를 토막으로 썰고, 숟갈로 가운데를 판다. 그리고 감자 전분을 바른다(그렇지 않으면 고기가 떨어진다)

2. 다진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 간을 한다. 가지의 파낸 자리에 넣고 너무 높지 않게 소복이 쌓는다.


3. 기름을 질펀히 두르고(가지는 기름을 좋아한다) 잘 부친다. 빨간 고추로 멋을 부려도 되지만 나 먹을 거 대충 하면 된다.


가지 육전(茄子合肉)이다. 왼쪽의 새우 요리 이야기는 이어진다.


새우는 물고기와 함께 살지만, 사실은 곤충과 더 가깝다. 바퀴벌레와 같은 절지동물문 (Arthropoda)에 속한다. 새우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가 많이 먹으면 수명 단축에 도움이 된다. 새우는 내장이 등에 있는 이상한 생물이다. 나는 앨러지 증상이 있어 새우를 못 먹는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법! '깐쇼새우(干烧大虾)또는 깐풍새우( 干烹大虾)③'는 위 사실을 제대로 모르는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물론 매우 간단하다. 나의 ‘마늘향 볶은 새우(蒜香炒虾)’다.


껍질을 대충 까고(대강 윗도리만 벗기면 된다) 이쑤시개를 사용, 등에 있는 내장을 제거한다. 그리고 약간의 후추, 소금, 맛술로 밑간을 해준다.


2. 웍을 달군 후, 마늘, 파. 생강으로 폭향한다(暴香 - 짧은 시간에 강한 불로 향신료를 휘리릭 못살게 굴어 향을 폭발시키는 것)


3. 새우 투하 – 약 2, 3분 색깔이 변할 때까지 강한 불에 볶는다.


4. 소스 투하 (간장 1.5, 설탕 1, 맛술 1, 다진 마늘 1큰술, 식초 1, 고추기름 1, 각 1작은술, 다진 생강 약간)


5. 그리고 가장 강한 불로 2~3분간 모든 소스를 날려 버린다는 강한 의지로 중단 없이 전진한다.


6. 송송 썬 파로 토핑을 올리고 참기름을 약간 둘러 향을 더한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내가 바라는 바도 얻을 수 있다.

'



유명한 노자의 도덕경 중에는 아래와 같은 가르침이 있다.


장차 접으려면, 반드시 먼저 펴주어라.

장차 약하게 하려거든, 먼저 강하게 해 주어라

장차 망하게 하려거든, 먼저 흥하게 해 주어라.

앞으로 빼앗으려 하면, 반드시 먼저 주어라③


나는 '가지 육전(茄子合肉)'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마늘향 볶은 새우(蒜香炒虾)'를 했다. 부엌을 빌붙어 사용하는 자의 숙명이 아닐 수 없다.


대문 그림 : 만주 벌판이다. 북경에서 고속철을 타고 심양으로 가는 길에 찍은 것이다. 수백 킬로미터를 가는데, 터널이 하나도 없었다.


이훈 지음 『만주의 눈으로 청 제국사를 새로 읽다 만주족 이야기』 너머북스 서울 p.884. p.152. 크게 보면 우리 역사인 쥬션의 기록이다. 읽기 어려울 수 있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학술서이다.


② 뚠차이는 우리말로 '푹 곤다'는 뜻이다. 뭐든 곤다. 특히 절임채소(酸菜)와 돼지고기, 두부를 많이 쓴다. 후추, 파, 마늘은 물론 우리가 잘 안 쓰는 팔각, 계피 등의 향신료를 사용한다. 큰 솥에 고아 여럿이 둘러앉아 나눠먹는다.


③ 깐쇼 새우(干烧大虾)는 볶음 요리이다. 반면에 깐풍새우(干烹大虾)는 튀긴 후 볶은 튀김 요리이다.

④ 노자도덕경 36장이다. 이 정도 못 외우는 사람 없을 것 같아 출전은 생략한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將欲歙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將欲廢之, 必固興之. 將欲奪之, 必固與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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