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개양이 CATOG Oct 30. 2022

동상이몽

'이해' 하지 말고 정확하게 '화'를 내보자

나는 그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고,
 그도 나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훌륭한 사람들이 '다름'에 대한 '이해'라는 것을 해보자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을 용서하고, 그들을 사랑하라고 말이다. 그 말은 정말 훌륭한 이야기다. 또는 그 사람을 아낄 경우, 이해라도 해보고 싶어 져서, 훌륭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용서'를 하고 싶어서 애를 쓴다. 그러나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에는 간혹 오류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 나는 상대방의 무례를 이해해 보려다가 스스로에게 무례를 범한다.

자칫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이해와 배려는, 나에게 폭력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상대방은 나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라고 미루어 짐작하고 나와 상대가 같은 마음으로 나를 존중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행동해줄 것이라 기대를 하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는 개인의 경계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예의를 상대방 역시 장착하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와 옳고 그른 문제를 넘어선 ‘다른’ 일에 대한 이야기의 경계에서 길을 잃고는, 어쩔 줄 몰라한다.   


다름과 그름


다름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종종  개인이 생각하는 경계나 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무례를 무리해서 이해할 필요는 없다. 


물론, 나와 다른 곳에서 살아온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낯섦이 느껴진다.  그러나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식을 비겁한 사람에게 까지 허용하지는 말자.


정확히 화를 내는 방식이 필요하다.


종종, 이해하는 것보다 정확히 화를 내는 것이 더 어렵다. 상대방의 다름에 대한 이해를 강요받을 때 그런 것 같다. 어떤 이는 본인의 다름을 옳은 것이라고 무리하게 주장한다. 그대의 다름은 그대의 것으로 조용히 가져가길. 나에게 나의 다름을 틀렸다고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경계를 침범하지 말라고 누누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도 결국에 선을 넘어오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는 것은 너무나 당. 연. 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화가 나는데 화를 안내면 어떡해? 화가 날 땐 정확히 화를 내보자. 너의 그 무례함 때문에, 너의 그 이기적임에 나는 화가 났다고, 정확히 화를 내보자. 스스로가 원인 모를 분노에 잠식되어 허우적거리지 말고 그 무례함에 정확하고 품위 있게 화를 내고, 훌훌 털어버리고 흘려보내자.  

그리고 그 사람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온 힘을 다해 회복하고, 행복해져 보자.   


Jessie Jihyun Lee 제시 지현, 동상이몽 Same Bed Different Dreams, 

Acrylic on Canvas, 17.9” x20.0”in, 2018

이전 09화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를 만난다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