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무관님이 올라오셔서
외부에서 회의하다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처음 주무관님께 인사드리러 내려갔었는데
바쁜데 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며
의자에 엉덩이의 온기가 전해지기도 전에
체감상 30초 만에 인사드리고 나온 것 같다.
1분은 있었을까? 긁적…
우리는 아침 일찍 KTX 타고 내려갔었는데.
바쁘다고 해도 5분이라도 이야기해주는 게
그렇게 바쁜가 싶어서 별로 였다.
바쁘다는 사람한테 인사를 드리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래도 잠깐이라도 보자고 했으면서
이렇게 30초 만에 까이다니.
그 이후로 업무 연락도 많이 하고
조금은 서로가 아는 사이가 되어서
다음에 또 내려갔을 때는
인사도 받아주시고
따뜻하게 말도 해주셨었다.
어이쿠야 오셨어요? …
오랜만에 서울에 오셔서
올해 업무 실적과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서
보고 드리는 자리였다.
아직 구체적인 건 아니더라도
간단히라도 어떤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을 했다.
참 내가 직장인이구나 싶다.
연말에
크리스마스의 따뜻한 연말이 기대되지만,
지금은 사업계획 마무리에
내년 사업계획 쓸 생각에
벌써부터 심장이 아파온다.
크리스마스 전후가 진짜 완전 피크다. 울고 싶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이때쯤 극한의 스트레스가
몰려오면 심장이 쪼여와서
손등으로 누르면서 일을 한다.
심리적인 영향이겠다 싶다.
윗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실 때
대리님께서 조용히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요?”
하시며 문쪽을 가리켰다. 문 너머로
따뜻한 햇살과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숨이 쉬어지겠다 싶었다.
그래도 오늘 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어서 다행이었지만,
밖에 나왔는데도 밖에 나가고 싶은
느낌은 뭐였을까.
마침 문 위로 비상구 등이 보였다.
지금 여기는 비상상황이고. 저기 비상구로 가면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나가면 되는데 나갈 수가 없으니
가로막힌 저 줄처럼
답답했다.
이상하다.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걸 먹으려면
난 돈이 필요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거참.. 일을 이렇게 하기 싫어서야 어쩌지.
카페 안은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
친구인 것 같은 사람들. 우리처럼 회의를 하는 것 같은 사람들. 조용히 혼자 노트북이랑 일을 하는 사람.
아무리 좋은 장소라도,
회사 때문에 오거나, 회사 사람들이랑 오면
참 별로라 느껴지는 신기한 마법이 펼쳐진다.
그래도 오늘은 저 창문 너머 풍경이 좋았고
음식도 맛이 있었다. 다행이었다.
자꾸만 문 쪽으로 시선이 간다.
저기 보이는 비상구는 밝게 빛이 났다.
언제 어디서든 비상구는
밝게 빛나고 있다.
위험에 둘러싸인 내가 살 수 있게
도와주려고 불을 밝힌다.
회사에 내편이라 믿는 찐 친들과 있는 대화방의
이름이 “비상구”다. 빨간 불이 위잉 위잉 올릴 때 숨을 쉬고자 달려가서 말을 한다.
“대박.. 나 방금….”
듣기도 전에 무조건 내편인 따뜻한 사람과
일단 들어보고 잘잘못 명백하게.
아주 똑소리 나게 구분해주는 든든한 막내가 있는 나의 비상구가 있어서.
오늘도 나는 안전하다.
오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