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와 대리님

by Something

외근을 나왔다.

외근을 나올 때 만나는 대리님께서

달고나를 사다 주셨다.

옛날 생각도 나지만,

요즘은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해진 그 달고나!

안타깝게 완성하지 못했다고 말하기에는

많이 깨진 것 같다.


옛날에 작은 비닐을 들추고 들어가면

옹기종기 앉아서 작은 핀으로 촉촉촉촉촉촉

빠르게 쫑쫑쫑 쪼아서 저 모양대로 깨면

넓은 판으로 눌러지지 않은 “빵”이라 불리는

둥그런 모양을 덤으로 받을 수 있었다.

달고나 모양 틀이 눌러지자마자

굳기 전에 모서리 부분을 찍어두던가

빨리빨리 쪼아놔야 성공 확률이 높았다. 내 경험엔.


외근 나올 때 만나는 대리님이랑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소소한 일상 이야기부터

화나는 회사 이야기까지.

서로에게 선을 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정성을 다해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참 힘든 집안일이 있었다.

끝없이 몇 년을 버티고 있는 나에게

대신 화도 내주시고,

내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말해주신다.


누군가에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본 적이 있었나?

난 없는 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행복을 빌어주기보다는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집에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중학교 때부터 친한 나의 절친은 참 많은 걸 들었다.

예전에 한번 나랑 통화가 끝나고 나서

엄마랑 펑펑 울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내 친구의 어머니가 내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꼭 잘 될 거라고.


그리고 또 한 번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의 취업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

좋은 마음으로 말씀해주신다는 걸 잘 알지만

부담스럽고 불편한 자리였다.

그때.

삼촌이 한 마디 했다.

“난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갑작스러운 말에 분위기는 정적이 되었고

나 역시도 조금 오버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머쓱했었던 기억이었다.

그리고 그 말이 내 가슴에 메아리처럼 꽂혔다.


내가 가장 힘이 들 때 생각나는 말은

힘내라는 말, 잘 될 거라는 말이 아니었다.

그날 삼촌이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말해준 그 한마디였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너무 힘들어서 터벅터벅 집에 가던 날에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때 그 말이 나한테 힘이 된다고.

그때 그 말을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삼촌 보고 싶다고.


우리 삼촌은 별거 아닌 말에 감동이였냐면서

진심이라고 다시 말해주었다.

그리고 밥 사 줄 테니 언제든 연락하라고 해줬다.

삼촌한테 연락을 자주 하진 않지만,

우리 삼촌은 내가 만나자고 하면. 정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언제 어디서든 나를 만나러 와 줄 수 있는

든든한 삼촌이다. 내 생각에는.


삼촌한테 들었던 그 말을.

대리님이 나에게 해주셨다.

그때 뭔가 “쿵”하기도 했고.

찡하기도 했다.

우리가 알게 된 시간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 외로운 회사에서 좋은 분을 만나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니.

난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얼마나 나에게 마음을 담아 준 걸까.

나는 또 얼마나 의지를 하고 있었던 걸까.

매번 나에게

“주임님은 좋은 사람이니까 꼭 좋은 사람 만날 거예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말을 해주신다.


그리고 내가 대리님을 이렇게 믿게 된 건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시지 않는다!

“이건 주임님이 잘못한 게 맞는 것 같은데요?”

이 말을 듣자마자 상대방에게 사과를 하고

상황을 정리했다.


나도 대리님에게 따뜻한 말을 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 중 한 명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대리님을 만나는 건 참 좋다.

그때 대리님에게 말을 하진 못 했지만.

대리님이 정말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대리님이 주신 레몬차로

하루를 정리해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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