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루 김신영 Aug 30. 2023

배려가 배제로 바뀌는 현실

타자는 지옥이다. 배려한다면서 배제하나?

현대여성의 이중고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가 다변화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공원에서 유모차를 미는 사람들은 여성이 절대다수다. 그것이 할머니든 엄마든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현실은 여성 자신이 되어 보지 않고는

그 미세한 틈에 겹겹이 쌓여 있는 불평등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배려한다는 수많은 정책은 사실 배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출산육아로 인한 휴직제는 그동안 여성을 배려하는 척하면서 회사밖으로 내몬 대표적인 배제의 사례라 하겠다.


사르트르는 ‘타자는 지옥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타인에 대해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여성의 입장에 서서 배려를 충분히 하였을 때에야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성 본위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설자리를 찾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배려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배려를 한다고 해놓고는 배제하는 현실을 얼마나 많이 목도하는가? 경쟁관계에 있는 남성들은 흔히 여성들에게 묻는다. 아이는 누가 키우냐고? 소는 누가 키우냐고? 


그러니 네가 희생해라. 헌신해라 하면서 여성을 배제하면서 내던지는 것이다.  누군가 허드렛일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 일은 흔히 여성에게 감당하라고 요구하며 댓가는 없으며 오히려 그런 일을 감당하면 하대가 이어진다. 


할일없으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


라는 말도 대표적 배제의 사례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중노동에 해당하나 댓가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수준이다. 여성에게만 이러한 댓가도 주어지지 않고 승진심사에도 적용되지 않는 일을 심지어 할당하고 강요하는 것이다. 흔히 여성들은 일을 못한다고 하나 여성에게 맡겨진 많은 집안일과 육아를 생각한다면 이는 배제에 해당한다. 즉 배려하는 척하면서 사회적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여성이 해라 하는 배제 현상은 수도 없이 목도한다. 


문제는 그 일을 감당하면 뒤에 오는 평가가 일도 아니라는 대답으로 돌아온다. 할 일이 없으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 '밥이나 해라' 등등. 중요하지도 않고, 핵심 업무도 아니며 인정욕구를 채울 수 없는 하찮은 일로 치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대가가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인정도 받지 못한다. 고된 일을 하고도 그 어떤 인정 받을 수도 없다. 경력으로 무엇을 첨부할 수도 없다. 그렇게 쉽다는 일을 감당하고 나면 인정은 커녕 무시하고 고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하루만 육아를 해도 그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기에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면 그리할까?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예수나 부처가 백번도 더 되고도 남을 정도로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외피를 입었을 뿐 똑같은 사람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든 것이지 성을 구별하는 의미로 만든 것이 아니다. 서로 협력하라는 것이지 배제하라는 것이 아니다. 여성이라는 외피를 벗으면 똑같이 사람이다. 남성도 남성이라는 외피를 벗으면 사람이다. 다 같이 존재의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전 18화 스쿨 성폭력 필리버스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