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없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by 휘루 김신영

사람들은 모두 엄마가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엄마가 없다는 것은 기댈 곳이 없다는 것,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 한바탕 울 수 있는 바다가 없다는 것.

그렇게 엄마가 가신지도 5년이 넘었다. 뒤이어 하나 밖에 없는 마흔살 남동생이 요절하고 아버지까지 모두 가버리고나니 어디가서 한바탕 울고 싶지만..

단단하게 자신을 움켜쥐고
청명한 새소리를 귀에 넣으며
눈물을 삼키고 하늘을 보고 있다.

엄마없는 엄마가 되었습니다/김신영

나는 엄마의 엄마
아이들의 엄마

엄마없는 엄마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엄마는 휠체어를 타지도 못하는
인생을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엄마 혼자
엄마가 되어
딸 아들을 키우고
남편까지 키웠습니다

남편인 아버지는 혼자 빨래를 못합니다
늘 엄마에게 밀어 두었습니다

엄마가 누워 계시니 누가 엄마의 엄마인가요
나는 문득 엄마의 엄마가 되어 기저귀를 갈았습니다
소변을 받아내고, 대변을 받아냅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지금
엄마에게 엄마가 없습니다

내게도 엄마가 흐려져 가고 있습니다
나도 엄마없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댈 곳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돌아갈 곳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한바탕 울 수 있는 바다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청명한 새소리를 귀에 넣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시학 창간호 2024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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