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릉지에 놀러 오세요
얇게, 아주 얇게
킥킥 웃음을 기운
열두 살 소녀들의 비밀
기릉지
웃음을 기우며
서로를 기우며
옷을 깁다가 팔을 깁다가
가벼운 심장도 햇살도 기워버린 엄마야
파란 잉크를 살 속에 쿨럭
푸른 물이 들면 다시 찾겠다고 쿨럭
파란 약속이 별처럼 빛날 때
우정을 푸른 줄로 엮어 푸른 밤이 살아날 때
살 속에서 웃음이 킥킥
할머니가 되어서도 킥킥
기릉지 매던 가느다란
바늘이 파르르 킥킥
그건 기성문화에 대항하던 엄마야,
기록의 반항, 비밀이라는 거
글 모르는 사람끼리 방구석에 앉아
어른들 모르게 서로를 깁던 은밀한 범박
기록되지 않은 저항
묻어가는 세월
은밀한 문맹도 흘러
살 속에 새긴 파란 피 킥킥
아직도 새파란 피 킥킥
*배꽃나래 감독의 영화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