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 심심하다구!

by 휘루 김신영

<심심해!>

사소한 듯이 보이는 데이터들은 사실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경향이 많다.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의 이해>에서 미디어는 인간 감각의 연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퀴는 다리의 연장이고 옷은 사람의 피부의 연장이며 전기는 신경망의 연장이며, 책은 무의식과 문명의 연장이다.

트위터에 올리는 '심심하다 배고프다 외롭다' 등은 인간 감정의 연장이라 하겠다. ‘심심해’라는 낱말의 트위터를 모아서 서비스를 만든 사람도 있다. 이준행(2014, 세바시 강연 중)은 이를 연구하여 통계를 낸 바 있는데 ‘심심해’라는 말을 트위터에 올리는 트위터 통계를 데이터화하여 사람들이 밤 11시에 가장 심심해하는 것을 알아내 이로 인한 프로그램 개발을 하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잠들기 직전에 가장 심심해하고, 특히 한국인들은 밤 11시에 가장 많이 심심해한다. ‘졸려’의 경우 트위터는 아침 7시 정도에 가장 많이 외치고 있으며 ‘배고파’는 12시, 6시, 밤 12시에 배고파한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만 밤 12시에 ‘배고파’라고 유독 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배달산업과 외식산업이 깊은 밤에도 성업을 이루는 이유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이는 쓸데없는 통계 같지만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배 아프다’는 단어의 경우 한국인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배 아픈 경향이 있다. 일본도 주로 아침에 배가 아프다고 한다. 이러한 자료는 사람들의 감정의 연장이며 생활 연장의 흔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인류공통의 문제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트위터의 쓸모없는 것 같은 단어 통계가 인류의 문제를 알려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심심할 때 먹는 행동 외에 어떤 행동을 할까? 바로 인터넷 서핑이다. 댓글 달기도 그중 하나다. 특히 밤이 깊을수록 몇 안 되는 사람들의 댓글은 잠 못 자는 사람들끼리의 공감이 되어 더욱 댓글을 단다. 심심하다는 것은 어떤 행동을 하고 싶다는 것이며 무엇을 할지 할 거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중 댓글이 가장 적격이다. 시간이나 공간에 대한 부담 없이 즉시 실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의표출경향>

사람들은 좋은 의견보다 나쁜 의견에 동의를 표출하는 의사표현의 경향이 5배는 높다. 즉 부정적인 트윗에 대한 리트윗이 5배는 빠르다는 것이다. 반박표출경향은 찬박표출보다 훨씬 높다. 더불어 21세기에 들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범람하기 시작한 가짜뉴스는 ‘좋아요’를 요구하고 이를 위해 자극적인 제목과 기사를 뽑는 등 진실과는 멀어진 채로 범람하고 있다. 사실보다는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주관이 앞서는 기사로 뉴스를 만들어내는 ‘탈진실’의 시대라 할 것이다.

여기에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알고리즘은 어떤가? 거짓과 사실의 경계마저 무장해제 시키는 미디어는 이른바 ‘팩트 체크’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언론조작이 있더라도 대체적으로 진실로 치부되던 것들은 이제 ‘펙트 체크’를 통해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르몽드> 지는 팩트 체크를 선도적으로 추진하면서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2018. 2-온라인 댓글에 대한 인식과 추론

위의 표에서 보듯이 허위비방이 압도적으로 많고 인격모독과 욕설이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서 날조는 손쉽게 일어난다. 예를 들어 위키 백과에 오르기만 한다면 그것은 진위를 확인하고 찾을 겨를도 없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이는 인터넷의 확산속도가 기존의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를 뿐만 아니라 넓게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속도전을 능가할 또는 제어할 어떤 것도 대책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온라인 댓글에 대한 인식과 추론」(이한빛, 2018)에서는 여론조작의 가능성이 댓글에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댓글은 여론이 아니면서도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지적은 댓글로 인한 영향력이 점점 지대하여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동의나 반박은 특히 정치인과 연예인들의 사이트에 극성을 부린다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 있다. 그들을 비방하는 주된 목적은 정치적 목적과 모욕에 있다. 허위비방은 물론 욕설과 성적 모욕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악플 정도가 ‘중증 단계’ 임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일보는 2020년 4월 ‘백신 없는 악플 바이러스’라 악플을 칭한 바 있다. 이러한 허위나 모욕을 일삼아 처벌받은 경우를 살펴보면 5년간 1401명이 전수조사를 받았고, 실형 44명 중 40명은 허위 비방이었다. 또한 이중 10건 중 8건은 벌금형으로 솜방망이처벌을 받았다. 신문에서는 악성댓글(악플)을 바이러스로 규정하고 전염력이 매우 강해 사이버공간을 뛰어넘어 현실세계까지 감염시킨다고 일갈한다.

여론을 왜곡하고 피해자에겐 치유 불가한 상흔을 남기며 심지어는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는 악플은 피해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독버섯처럼 번지는 폐해가 심각하고 이는 백신 없는 만능바이러스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욕설이나 차별 혐오 댓글에 AI기술을 이용하여 댓글을 가리거나 차단하지만 악플러들은 또 나름의 기발한 방법으로 AI의 검열을 피하여 악플을 달고 있는 실정이다. 띄어쓰기나 욕설을 음성의 변형적 표현이나 기호화하는 등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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