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월 29일은 윤달

4년에 한 번 있는 날

by 손원욱

2월 29일. 4년에 한 번 오는 날. 라디오를 주로 듣는 이들에게 이 날은 라디오에서 디제이가

비슷한 내용의 멘트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날이다. 오프닝 혹은 방송 중간에 2월 29일은

4년에 한 번 오는 날이다, 윤달이다, 이런 내용을 쉽게 듣게 된다. 2024년 2월 29일 하루동안

내가 들은 여러 채널의 여러 프로그램의 라디오에서 모두 다 나왔다ㅎㅎ 라디오를 많이 듣는

나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 한 번쯤 언급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좋다 나쁘다의 의미가 아니라

이렇더라 그럴 수도 있다 라는 측면이니 부디 오해는 하지 마시길~

라디오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내 시절에는 국민학교인데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갔을 때 라

디오에서 구공~ 돌도르~~도사 라는 이 멘트가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것이 바로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다. 그 돌도사는 구공, 구일, 구이 이런 식으로 연도가 바뀔 때마다 계속해서 등장

했던 것 같다. 그리고는 한참을 라디오와 떨어져 살았고 10대와 20대 때는 학교를 다니고 일

을 하면서 라디오와 가까이 지내지는 않았다. 요즘 라디오를 듣다 보면 청취자 층이 주로

4,50대나 10대이고, 2,30대는 많지 않은 느낌이다. 아이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디제이에

따라 10대~30대의 팬들이 듣기는 한다. 그 외의 젊은 사람이 듣는 경우는 자영업을 하는 업

장이나, 버스나 택시 등의 이동 수단 정도일 것이다.

대학교 때 라디오 제작론이란 강의를 들었었는데 TBC 대구방송의 현직 PD님께서 잘 알려주

신 덕분에 라디오 기획과 제작 등을 알차게 배웠던 기억이 있다. 난 99점으로 A+를 받았다는

자랑과 함께ㅋ 그 이후 SBS아카데미 구성 작가 과정을 다녔을 때, 싱글벙글쇼에서 오래 일하

신 박경덕 작가님이 작가반 강사님으로 오셨었다. 기억나는 것으로는 과제 혹은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도둑이 남들보다 잘하는 O가지’ 뭐 이런 걸 적으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답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남들보다 부지런하다, 치밀하다 등등의 수많은 것들이 나왔었던 기억이ㅋ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들었던 말이 아마 이것일 것이다. 라디오 작가를 하기가 가장

어렵다. 이유는? 작가는 누가 죽어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라고ㅋㅋ 즉, 들어가기는 어렵지

만 한 번 들어가면 그 안에서 작가들이 계속 돌고 도면서 라디오를 하기 때문에 새롭게 막내

로 들어가는 경우가 아니면 라디오 작가를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그리고 또 하나, 라디오

작가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것이 ‘오프닝 쓰는 것’이라는 것이다. 라디오는 매일

매일 진행되기 때문에 오프닝을 매일 써야 한다. 보통 가장 무난한 게 날씨 이야기나 건강 이

야기, 최근의 이슈에 대한 내용인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매일 새로운 주제로 글을 써

야 하는 것 자체가 고민인 동시에 스트레스인 것이다. 잘 쓰고 못 쓰고도 있겠지만 오프닝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일인 것이다. 메인 작가로서 인정을 받는 것도 이 오프닝을 어떻게

써 내느냐에 따라 판가름되기도 한다.

2월 29일 같은 날은 4년에 한 번 있는 날이기 때문에 수많은 라디오 프로그램 중 많은 프로

그램에서 오프닝으로 그 이야기를 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혹은 오프닝에 쓰지 않

았다고 하더라도 2시간의 방송 중에(라디오는 보통 2시간씩 하니까) 한 번 정도는 그 이야기

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작진과 작가들은 아마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29일 오프닝

은 4년에 한 번, 윤달 이런 걸로 갈까? 혹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오프닝으로 쓸 것 같으니 우

리는 오프닝에 쓰지 말자 라고~ 근데 오프닝에 안 써도 중간에는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ㅋ

ㅋ 제작진이나 작가나 다 사람들이다. 청취자도 사람들이고. 사람들 생각은 크게 차이가 없다

다 거기서 거기고 비슷하다. 단지 전문적으로 좀 더 스킬이 있는 것 뿐.

내 말이 틀렸다고 하시는 분들은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그런 글들은 흔쾌히 환영한다^^

keyword
이전 05화카드값 내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