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여름방학 개학 일주일 정도 남기고
가계약을 했다.
필사를 하다 하다
필사 잡화점을 하게 되었다.
꿈은 꿈이고
꿈이 밥은 안 먹여줬다.
꿈은 그저 헛배를 불렸고, 그 배부름에 만족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상가를 보러 가자고 했다.
종종 구경 가는 걸 좋아했고, 월세의 무게에 현실감을 느끼면서 '꿈은 개뿔~'하며 구인란을 뒤적였더랬다.
이날은 집에서 좀 떨어진 외진 곳 세 평짜리 공간이었다.
가뜩이나 책 관련이면 수익도 없을 텐데 인적이 드물고 좁은 공간이라니...
여느 때처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돌아서려고 했다.
그런데 월세를 더 깎아주신다... (알고보니 내게 귀인이셨다)
'하아~ 이러면 안 되는데...'
아이들 학원도 더 늘어나 학원비도 부담스럽고 나까지 월세를 내면 부담스러움을 넘어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일 터였다. 여유롭게 인자해 보이는 상가 주인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다시 세평 안에 서있어보니 마냥 좁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누구 하나 똑 부러진 결정 없이 상황에 맡겨버린 상황.
일단 하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이야기하다 보면 늘 그랬듯 다음을 기약하겠거니 했다.
막상 공간이 주어진다니 머릿속이 텅 비었다. 뭘 어떻게 꿈꿨더라???
하루가 지난 가계약 날.
상가 주인 마음이 변해 파토나길 은연중 바랬다. 덜컥 겁이 나 설렘보다는 막막함이 생각을 막아서버렸다. 하지만 딸 역시 엄마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진다며 신이 난 상태.
"엄마! 오늘 계약 늦지 않게 가야지~"
그렇게 세평 안에 꿈이 시작된다.
그와 딸이 풍경 좋은 절벽에서 해맑게 웃어 보인다.
그들은 내게 날개가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이 나를 밀어준다.
절벽 아닌 풍경 속으로 뛰어든다.
나를 믿는 그들을 믿어본다.
내가 필사 잡화점을 차린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바램 잡화점의 기적
필사를 위한 문구와 체험들로 잘 준비해 봐야겠다.
'에라~ 모르겠다' 정신이 발동되었고, 이럴 때는 mbti도 변한다.
당분간 나는 파워 J다.(계획형)
인생 참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