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주는 힘을 믿나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나를 바라보기

by 이소연

요가 지도자 과정은 내게 많은 깨달음과 가르침을 준 값진 시간이었다. 그때의 강렬한 가르침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꿈틀대며 살아있다. 나는 그 살아있는 느낌을 생생히 기억하고 느낀다. 그중 가끔씩 실천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아직도 막연한 느낌이며 나와 많이 동떨어져 있으며 친해지기 너무나 어려운 그런 존재이다. 그러나 조금씩 그 격차, 거리감을 좁히려 노력하는 중이다.


'명상'은 단순히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서 있는 상태라고만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오히려 시간낭비인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던 나날이 더 길었다. 내가 요가 지도자 과정을 통해 명상을 다시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지도자 과정을 들을 때 토요일 오전 일찍부터 요가원에 미리 와 있어야 했다. 피곤하고 온 몸이 쑤시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냥 멍하니 멍을 때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어느 날 철학을 알려주시는 선생님께서 아침시간에 미리 명상을 5분 정도 하는 걸 권유하셨다. 그 짧은 시간의 명상이 많은 걸 바뀌게 해 준다고 말이다.

선생님께서 권유를 하시는 것이기에 그다음 시간부턴 아침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요가원에서 차분히 고요하게 나의 숨에 귀를 기울였다. 한 명이 시작하니 줄줄이 다른 분들도 명상을 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모두 다 명상으로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짧은 명상임에도 피로가 풀리며 전보다 더 상쾌해짐을 느꼈다. 이때부터 나는 명상이 주는 힘을 조금씩 알게 된다. 요가 수련 때 가끔 명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부터 나는 좀 더 진지하게 명상에 임했다. 명상에서 중요한 건, 떠오르는 생각들을 막지 않고 흘려보내며 내가 '나의 숨'을 통해 여기에 있다는 걸 계속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가 운동을 하면서 점점 몸이 좋아지고 적응되는 것처럼, 명상도 명상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욱 하기가 수월하다고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나는 요가원에서 하는 명상의 상쾌함을 느끼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지도자 과정이 막바지 과정에 들어섰을 때. 나는 나 자신에게 물음을 던졌다.



일상 속에서 명상을 하면 어떻지? 왜 해볼 생각을 못 했지?



철학 선생님께선 '명상'을 일상 속에서도 5분만이라도 해보길 권유하셨다. 하지만 명상을 하지 않는 일상이 더 편하고 익숙했던 나로선 실천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러나 지도자 과정 마지막, 나는 점점 나에게 질문을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왜 하지 않는가. 요가원에서의 명상은 그렇게 좋다는 걸 알면서. 왜 집에선 하지 않는가. 그렇게 나의 생애 첫 일상에서의 명상을 경험했다.


방은 어두컴컴하게. 구석 한편엔 인센스 향을 피우며 최대한 요가원에서의 분위기를 집에서도 조성하려 했다. 그리고 서서히 눈을 감고 척추를 곧게 피며 호흡에 들어갔다. 들숨과 날숨 속에서 나의 배와 어깨는 살짝살짝 들썩들썩거렸다. 미묘한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이 흘렀다. 나의 머릿속에선 생각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갔다. 겉으론 평온했으나 속으론 엄청난 아비규환이었다. 슝슝 지나가는 생각들 그 너머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지점으로 들어왔을 때. 그때서야 나는 나의 숨을 의식할 수 있었다.


정확히 15분이 지났을 때 나의 눈이 갑자기 떠졌다. 꽤 오랫동안 집중하며 있었는데 말이다. 명상을 하면 내가 나의 깊숙한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의 작용인 에고가 더 이상 그 깊은 곳으로 갈 수 없어 일어나는 몸의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15분. 나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내가 스스로 깨야 하는 시간이다. 조금씩 하다 보면 15분을 지나 20분, 30분... 1시간도 있을 수 있겠지.


나는 그 이후로 내 마음이 막연히 불편하거나, 힘들거나 지치고 짜증이 날 때. 내가 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날 때.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명상을 한다. 여전히 나의 깊은 속으로 들어가는 작업은 힘들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가 수련을 계속하면서 아사나가 무르익는 것처럼. 명상도 점점 깊어지길. 그래서 나의 심연을 내가 들어갈 수 있기를. 그렇기에,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가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