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하고 업무 적응할 즈음 맞이한 아이의 여름 방학. 수요조사에서 긴급 보육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어떤 건지 사실 알지 못했다. 가능하긴 한데 괜찮은 건가 싶기도 하고, 궁금해서 원장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원장님은 정말 흔쾌히 보내도 된다고 답변해 주셨다.
그런데 막상 하루, 아이가 선생님과 단 둘이 8시간 정도 있었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순간은 일이 중요한가? 내가 오늘 그 정도로 중요한 일을 했나? 생각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등하원 시간 맞춘다고 시간차도 쓰고 재택근무로 변경하기도 했는데, 과연 그 선택이 아이를 고려한 선택이었을까? 그저 가능한 제도에 맞춘 최소한의 노력이었구나 싶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린이집 보내보니, 1년 중 여러 휴일/긴급보육이 가능한 일정 중 여름은 대부분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다. (맞벌이가 많은 어린이집이라 겨울 긴급 보육이나 학기 중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나온다.) 여름엔 선생님들도 못 간 휴가를 가야 하고 부모들도 여름휴가를 대부분 맞춘다는 것! 처음엔 그걸 몰랐다. 그리고 당연히 원장님은 오지 말라고 하진 못했을 터. 그럼에도 원장님과 선생님은 한 아이를 위해... 휴가를 반납하셨던 거다.
워낙 맞벌이부부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시고 잘 케어해 주셨던지라 생각 못했다. 그래도 선생님과 아이를 보니,'다음 여름 방학부터는 휴가를 무조건 쓰고 아이랑 시간을 보내야지'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3년 동안 정말 믿고 맡길 수 있었던 어린이집
+ 이 그림을 그리면서 눈물이 너무 많이 났어요. 3년 전인데도 그때 아이를 마주한 게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