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걷는 제주 섬(島) 437km, 27개 코스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도보자는 지금 제주항에 와 있습니다. 어제처럼 아내가 협재서부터 1시간을 운전해 주어서 오늘도 편하게 올레 길을 시작합니다. 긴 추석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는 첫날이라 제주항은 어제보다는 사람이 덜하네요. 7시 15분, 예약해 놓았던 승차권을 발권하고, 개찰하기를 기다립니다. 개찰은 5분 후 7시 30분에 시작하고, 배는 30분 후 08시 출항합니다. 어제처럼 추자도로 출근합니다.
10시 5분, 배는 신양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선하는 순간 뜨거운 햇살이 섬(島)을 내리쬐고 있습니다. 10시 10분, 18-2코스 시작점 신양항에서 올레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부엔 까미노. 이 길 위에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기를 “
정작평사 몽돌해변
신양1리를 지나 몽돌해수욕장을 지나고 있습니다. 정작평사 몽돌해변은 하추자도에 위치한 해변으로, 몽돌은 제주어로 돌을 뜻하는데 여기 해변은 모래 대신 동글동글한 몽돌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섬, 바다, 사람이 동화되어 살아가는 섬 추자도
한반도와 제주 본섬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추자도는 상·하추자, 추포, 항간도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를 합쳐 42개의 군도(群島)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우두일출(牛頭日出), 직구낙조(直龜落照)등 추자 10경을 비롯한 수려한 해양경관을 보유하고 있는 추자도 연근해는 빠른 물살과 깊은 수심,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예로부터 고급어종인 참조기, 삼치, 참돔, 방어 등이 회유하는 황금어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낚시 객들 사이에서 최고의 낚시 포인트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수덕도
사자가 머리를 치켜들고 서 있는 사자 섬, 수덕도입니다.
대왕산 황금길
신양항에서 여기까지 1시간을 걸어왔습니다.(2.8km) 오늘 코스 중 가장 높은 오름 정상에 와 있습니다. 온몸이 땀범벅입니다. 사방으로 남해바다의 모든 것들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이 바다 끝에 빠져 죽은 김우진과 사의찬미 윤심덕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그들은 바다 밑에 같이 묻혀 있을까요?
용둠범
용둠벙은 황금길의 끝에 있는 작은 산으로, 높이가 50m입니다. 용둠벙은 섬처럼 보이는 산으로, 산꼭대기에는 용둠벙 전망대가 있어, 바다와 하늘의 절경을 볼 수 있습니다. 용둠벙 관련 전설을 보며 생각해 봅니다. '역시 성격 급한 놈이 손해야' 하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11시 30분, 갈증을 해결할 최고의 특약을 처방합니다. 한림장표 사과를 뽑아 듭니다. 정말 꿀맛이네요. 뽀빠이처럼 힘이 생겨납니다.
하추자 왼쪽에 보이는 섬(島)을 구글 맵에서 찾아보니까 ‘섬생이’로 나옵니다. 이 섬과 갈대가 만들어내는 한 폭의 수채화는 도보자의 마음을 넓고 깊게 만듭니다. 말하지 않고,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섬과 바다 그리고 갈대, 그 깊은 침묵으로 빠져들고 싶어 집니다. (위 중간사진)
묵리슈퍼는 가이드북에서 많이 소개된 곳입니다. 아마도 주인장 할아버지가 엄청 따뜻한 분이셨던 것 같네요. 아쉽게도 이 슈퍼는 현재 공사 중입니다. 할아버지가 건강하셔서 많은 올레꾼들을 계속 반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숲길에서 만난 연리지. 이들의 사랑을 배우고 싶습니다. (표지사진)
13시, 7.6km. 추자교 앞에 와 있습니다. 어제는 상->하추자로 이동했고, 오늘은 반대방향으로 하->상 추자로 이 다리를 건너갑니다. 추자교 큰 다리 옆에 도보용 다리가 하나 더 건축되고 있었네요. 어제는 미처 보지 못한 다리입니다.
13시 15분, 8.1km, 길에서 만난 어떤 모녀가 주신 귤과 비스킷으로 마지막 힘을 내봅니다. 최종 목적지까지 1.5km 남았습니다.
13시 40분, 오늘의 최종 목적지 추자면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10시 10분 신양항에서 출발했으니까 총 3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면사무소에 인접한 추자도 여행자센터는 어제 시작했던 18-1코스 시작점이기도 하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 18-2코스 종점이기도 합니다.
신양항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이 식당은 어제도 갔던 식당인데 너무 감동적인 식사로 도저히 다른 곳을 갈 수 없었습니다. 15,000원짜리 조기정식에 메인 조기외 반찬을 13가지를 주셨네요. 특히 갈치젓갈이 이렇게 맛있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집에 있는 아내 생각에 조기와 젓갈을 따로 구매해 갑니다.
올레 18-2 하추자 코스는 어제 18-1 상추자 코스에 비해 거리가 1-2km 짧고, 난이도도 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대왕산 황금길 228km 높이에 있는 정자까지의 오르막은 추자도 전 코스 중 가장 힘든 길이였습니다. 사방이 탁 트여 드넓은 바다를 바라볼 수 없었다면 아마 퍼졌을 것입니다. 정자에서의 바다 뷰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 잊을 수 없는 것은 '조기구이'입니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생선이라 한 번도 손조차 대지 않았던 조기가 이렇게 찰지고 맛있는 음식이었던가요? 갈치젓갈 또한 비려서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찰밥에 싹싹 비벼서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추자도하면 생각나게 한 조기구이를 새롭게 알아가서 너무 좋습니다. 이 또한 올레길 걷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이 아닐 런지요?
'보는 맛 집, 먹는 맛 집'이 있는 색다른 경험의 상추자 올레 18-2코스였습니다. 언젠가 다시 올 것만 같은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섬 추자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