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었다. 통과되기 전 임차법에 관련된 뉴스를 보며
"저게 말이나 돼?"
라고 했었는데 이 시대는 우와.. 생각하고 말하면 현실이 되는 신기한 세상이었다. 아니 생각하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간단하게 법이 통과됐는데 결과는 전혀 간단하지 않았으니까. (나도 생각하고 말하면 이루어져라....)
며칠 전 활짝 웃으며 근처 전세가 중 최고를 찍었다며 잇몸 보이게 웃었던 우리 부부였다. 그러나 웃는 건 또.. 며칠뿐이었다.
조정지역도 그렇게!!!!!!!!! 지정해서 속을 뒤집어놓더니!!! 저기요? 저한테 감정 있습니까? 너무 하신 거 아녀요?라고 누구에게 따지고 싶었는데... 누구에게 따져야 하나? 그리고 내가 암만(=아무리, 흥분상태) 소리친 들 들을 수가 있었을까? 들을 생각은 했을까?
그 동네의 전세가는 과히 충격적으로 변했다. 그냥 말 그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며칠전까지 잇몸 보이게 웃던 우리는 어디 갔나.... 나와있는 전세가는 내가 구매한 가격을 충분히 추월한 가격이다. 며칠만 참았어야 하나? 최고가로 전세를 맞춘 게 아니라 이제는 그 동네 초초초저가다. 세입자 win. 4년을 살 수 있으니 더 win.
그래도 세입자가 걱정되었다. 그들은 분양권이나 아파트 한 개는 사놓고 저기에 살고 있는 것이겠지? 4년 살고 난 이후에는 그들은 어디에 가서 살아야 하나.. 이 정권 진정 무주택자를 생각하는 것 맞나? 올랐어도 지금 사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이제 이 집의 등기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실거주 이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릇파릇한 새싹을 자를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 전 세입자에게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것을 권했다. 분명히 오를 것이라고. 세입자는 당장 집을 매수할 계획이 없다고 얘기했고, 부동산에 집을 내놨다.
풀호수뷰 고층 매물이 하나도 없어서였던지 집은 내놓은 지 하루 만에 집도 안 보고 계약금을 입금하는 사람이 나타났고, 바로 계약이 되었다. 세입자가 나가면 이 집에 직접 들어와서 살 것이라 했다.
잔금 치던 날 시세를 확인하니 그 사이 호가가 2억이 올랐고, 실거래가는 1억 상승했다. 매수자는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감사해하고 있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 대출도 받는 것을 보았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집을 구매하게 됐어요. 그때 사지 않았으면 평생 집 못 사고 전세로 살 뻔했어요.
호가가 오른 금액을 보며 한동안 속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기뻤다. 많은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하긴 했으나 1년 만에 좋은 수익을 거뒀으며 집이 필요한 이에게 마음고생 없이 하루 만에 집을 팔았다는 것이 기뻤다. 또, 이 집을 팔고 구입하는 실거주 집 또한 계약 후 속상하지 않을 만큼 시세가 상승했다.
가장 루저는 그 집에 살고 있던 세입자였다. 괜히 세입자에게 미안했다. 4년 살 수 있었을 텐데 2년 후에는 다시 집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때 내가 매수를 권했을 때 그 집을 샀다면 그들은 집을 원할 때까지 그 집에 살면서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집 덕분에 난 계약을 어떻게 하는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투자의 과정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사연 많은 집은 더 이상 없다. 이렇게 사연 많았던 이유는 전부 내가 너무도 무지해서 생긴 일이었으며, 이 집을 내 것으로 만들면서 난 학습했다. 아직은 케바케를 잘 몰라서 여전히 부린이지만 말이다.
작년에 핫한 곳을 많이 가봤다. 지나가다 선착순 계약이라고 적혀있는 모델하우스란 모델하우스는 거의 다 들어가 봤다. 살까 말까 하다 안 산 곳들도 마치 정답지인 양 다 올랐다. 아니, 저건 별로야 했던 것들도 다 올랐다. 사실, 아직 안 오른 집이 이상한 집인 것 같은 시기다. 전국이 불장이다.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속상했을 때가 많았다. 특히 다주택자는 분양권 중대 실행을 못하게 하는, 기존에 계약해 둔 분양권도 중대 실행이 안된다고 했던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엔 밤마다 욕지거리를 하며 낮에는 항의 전화를 하며 보낸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투자하는 삶을 살 것 같다. 아니 그렇게 살 예정이다.
투자를 왜 하나요?
라고 묻는다면
제가 살아있는 것 같아요.
투자를 공부하고 시작하고 난 이후 삶이 즐거워졌다. 무료한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와서 하루하루가 행복해졌다. 보물 찾기를 하듯이 지도를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상황을 예상해보는 것조차도 큰 즐거움이었다. 이런 것에 비해 투자수익이라는 '돈 쪼가리'는 어찌 보면 나에겐 '덤'일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지도를 들여다보며 불장에 한숨 쉬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