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유럽여행을 가기까지 - 10년의 기다림

by 릴리

그땐 유행했었다.

1년차 - 10만원씩 10년 적금통장 만들기

2년차 - 1년차+10만원 통장 추가

3년차 - 2년차+10만원 통장 추가

...

풍차돌리기 같은 적금. 10년 후엔 매년 1000만원 넘는 돈이 들어오는 기적같은 논리. 결혼 후 난 풍차돌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3년차까지. 하지만 이 적금을 유지하는데에 큰 힘이 든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집을 사고, 당장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이 생기고...

3개의 통장도 감사해하다 결국 1개를 빼고 모두 해약하고 말았다. 1개를 왜 해야하지 못했나. 대부분의 적금을 난 저축보험 상품을 이용했는데 1개는 위약금이 너무 커서 내가 손해보는 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땐 그 돈이 그렇게 아쉽더니.. 세월이 흐르고 흘러 매달 난 10만원씩 그 통장에 적금을 했고, 10년이 지나 그 돈이 1400만원이 되어 돌아왔다.


지저스.


삶이 팍팍하던 시기였다. 대출금도 이자도 지긋지긋한 시기였다. 주변 친구들은 해외여행을 가는데 왜 우린 가지 않느냐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시기였다. 1400만원이란 돈은 가볍고도 무거웠다. 그 많은 대출금을 갚기엔 깃털같은 돈이었고, 내가 쓰려고 하면 쓰기 무거운 돈이었다. 무엇보다 10년을 여러 유혹을 떨치고 꾸역꾸역 넣었던 나의 눈물이 생각나던 돈이었다.


그 돈을 대출금으로 쓰기엔 너무 아까웠다. 내가 어떤 10년을 보냈는데... 아이들도 이제 어느정도 컸고, 그 돈을 '유럽여행'이라는 큰 타이틀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 흔한 동남아 조차 한번 가봤던 우리 아이들에게 유럽이라니. 큰 선물이 아니겠는가!!


1400만원을 나만 건들 수 있는 통장에다 넣어두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병환. 그간 예약해둔 것을 모두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위약금 200만원.


난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우린 그해 겨울 유럽으로 떠났다. 얼마나 기대했겠는가!! 유럽 떠나기 전 2주간은 계획표 속에 들어가있는 곳을 예약하느라 다른 것을 할 여유가 없었다. 그만큼 완벽(?)하게 여행을 계획했다고 생각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여행이었으리라.



to be continued.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초등 아이와 겨울 파리, 런던 유럽여행 가기 -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