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여희 Feb 09. 2024

더하고 빼는 시간

의미 없는 시간들을 서서히 빼나 간다.

실로 '안녕'함이 궁금한 건 아니었던, 다른 이의 근황을 묻는 얄팍했던 시간.


사진 속 다른 이 어깨에 메인 가방을 확대해서 보던 점잖지 않던 시간.


​누군가를 은근히 돌려 깎기 하며 평가하던, 무례했던 시간.


​연예인의 사생활을 걱정하던, 그리고 이웃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부질없는 시간.


​남의 집 살림 규모를 셈해보던, 비루한 때.


​다른 이의 말을 끊고 내 이야기하는 데만 열을 올리던, 눈치 없던 시간.


​실은 애쓴 적도 없으면서,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던 비겁했던 시간.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는데 무턱대고 절망하던,

어쩔 수 없는 시간.


​타고난 재능이 없음을 탓하며, 시작도 하기 전에

발을 빼던 나약한 시간.



​그동안 참 헛된 일에 마음을 쏟고 시간을 흘려보냈구나... 우린.


​실로 가진 게 많았었지만 그런 지도 모르고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하며 살았던 날들을

이제야 깨닫는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100세 시대이니, 지금 마흔에라도.)


​대신, 더해본다.


​올곧게 내딛는 한 발자국, 발 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더해보자.


​얄팍한 호기심으로 묻던 근황 대신 진심 어린 안부를 묻는 여유를 잊지 말자.


​다칠 새라, 바닥에 놓지도 못하던 명품 가방 대신 에코백 속 안 책들로 허한 마음을 채워 넣자.


​무례하게 평가하는 시간 대신 내 안의 에너지들에

안부를 묻자.


​다른 이의 입 모양을 들여다보고 더 많이 듣기로 하자.

남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는 대신, '그렇구나', '그랬구나' 다독여주자.


​때론 생각 없이 무턱대고 움직여볼 필요도 있어.

잡념 대신 동력을 더하자.


절망하고 슬픔에 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럴 땐 잠이라도 청해보자. 몸에, 일단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허락하자.


​주저앉아있기만 하다 보면 발만 절인다.

발이라도 주물러보자. 발가락 사이사이, 손가락을 끼워 넣어 조물조물하자. 생각보다, 상상 외로, 아플 것이다.


​지속성은 결국 널 뛰게 할 거야. 그리고 나를.

무의미할 것 같은 시간들을 차근차근 더하고 모으자.


그러다 보면, 어느덧!


기대해 보자.

희망을 놓지 말자.


#일상

#재활

#마인드컨트롤

#스트레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