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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16.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작은 감동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지켜보다보면,  우리 아이들 말고 다른 아이들의 발달에도 신경을 쓰게 되는데

특히나 센터에 가게 되면 다른 아이들의 언어 표현이나 신체 발달을 주로 보는 편이다.

내 아이가 다른 또래의 아이들보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 그걸 받아들이기까지 부모에게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 센터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 아이가 알아서 잘한텐데

무슨 돈을 들여서 치료를 받아" 혹은 " 어차피 나중에 커서 다할꺼야" 이런식으로 치료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남편분들이 많다고 한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지체장애인 동생이 있기 때문에 센터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고 , 신랑의 경우 물리치료사를 하게 되면서 실습도 하고, 아이에 치료에 대한 눈과 마음이 트여있는 사람이라 나에게 치료를 왜 받냐고 나를 무시하거나 억압하지 않았다. 느긋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센터를 다니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가졌다.그래서 나의 남편은 아이에 발달 상황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하고, 센터에도 같이 상담을 받으러가는 믿음직스러운 남편이었다.

우리 인덕이는 치료시기를 늦지 않게 받을 수 있었지만 , 다른 아이들의 경우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발달센터"

이름만 들으면 장애가 있는 아이들만이 다닐 것 같은데, 이 곳은 꽤 폭 넓은 치료를 하고 있다.

놀이, 언어, 인지, 감각통합 등 아이에게 필요한 발달과정에 대한 모든 것들을 수업을 통해 치료를 하는 곳이다.

벌써 이 곳을 다닌지도 1년 반이란 세월이 훌쩍 넘은 것 같다.

처음에는 작은 기대로 아이가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조금은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녔었다.

인덕이의 경우는 주 2회 센터 방문을 하는데 수업은 3과목을 받고 있다.


처음과 지금까지 센터를 다닌 아이의 성장과정은 놀랍도록 성장을 해왔으며, 반응이 없고 자기 표현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던 아이가 표현을 하기 시작하며, 삐지기도하고, 하고싶은 것을 하겠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나는 마냥 신기하고 우리 아이가 많이 좋아졌구나 라고 생각이 들며 감회가 새롭다.


벌써 보통의 다른 아이들이었다면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입고, 자기가 신고싶은 신발을 신고 그러겠지만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에는 이제야 혼자서 신발 하나쯤은 신을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센터를 가려고 준비를 하는 도중에, "인덕아 신발 가지고 와볼까" 라고 나는 말했고 , 신발을 가져오겠지 라는

생각만 있었다. 내가 아이에게 기대한 건 거기까지였다.신발만 가지고 와줘도 말귀를 잘 알아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아이는, 혼자서 신발을 신기 시작했고 나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센터에 가는 내내 택시에서 신발을 벗었다 신었다를 반복했다.

이런 아이의 모습은 정상적인 아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칭찬을 받고 좋아해서 비슷한 행동을 하는 아이 .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하는게 있다면, 아이에게 자꾸 많은기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대를 하다보니, 실망을 하게 되고 아이에게 그러면 안된다는 말을 하게 된다.

센터에 대기실에 앉아있다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자주 들린다. 그만큼 아이들은 자신만의 세상에서 행복해하며 즐거워하고있다.

그런데 , 부모는 아이의 그런 행복한 면들을 보고 칭찬해주기 보다는 , 우리아이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려고 하는

생각에 급급해한다.


부모의 생각이 아이의 세상을 지배할수록, 아이의 표정은 어두워지며 고민을 하게 되고,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장난감을 사주고 같이 놀아주더라도 , 아이가 그 장난감을 원래의 사용법보다

다르게 가지고 놀게되면 자동적으로 " 아 이건 그렇게 노는게 아니야 " " 이건 이렇게 놀아야지" 라는 방법으로

아이를 가르친다. 장난감은 아이의 것인데, 왜 어른의 방식으로 가르치려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아이를 정상적인 범위안에 가두어놓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작은 인격체이기 때문에, 어른들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이, 사물을 보는 시선이 다를 수 있다.

정상적인 기준이란 어떤 기준일까?

부모만의 기준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 아이를 믿어주는 건 어떨까?

아이로부터 오는 작은 감동은 ,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까지 생각을 해줄 수도 있으며 우리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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