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보이는 작은 것들에 힘을 얻는 순간
언젠가는 본업으로 만들 일을 정신없이 준비하고 있다. 그 일을 거창하게 부른다면 프로젝트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그 프로젝트에 대해 도움을 주는 분과의 대화에서 들은 이야기다. 그분은 30대이고 나는 20대이다.
나와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험난하게 살아온 정도를 본다면 300살 먹은 단풍나무와 10살 먹은 단풍나무가 서로 겪어본 태풍의 횟수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내가 알게 된 그분의 성장과정은 무척이나 험난했다. 그 분과 만난 시간은 어느덧 8개월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나도 많이 변했다. 그분은 이제 날 볼 때마다 이렇게나 변한 내가 놀랍다는 말을 종종 하신다. 여하튼 그분이 태풍을 견뎌내던 시기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 한다. 그분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민들레라는 꽃에 대해 잘 아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험난한 환경에도 잘 자라요." "어느 날은 집을 나서는데 그 민들레가 눈에 뜨였어요." "그때 이 생각이 들었어요." "저렇게 험난한 환경에서도 꽃을 예쁘게 피워내는구나!" "힘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나랑 닮은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그러고는 이 말을 덧붙이셨다. "전 그때부터 민들레가 더욱 좋아졌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민들레에 대해 자랑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여러분의 삶에는 이런 민들레가 있나요?"
말을 풀어보자면 내가 힘든 순간을 지나고 있을 때 희망을 줄 수 있는 뭔가가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다.
나의 경우엔 그게 글쓰기다. 길가에 피어있거나 풍경 좋은 곳에 있지 않지만 내 눈에 정말 자주 띈다.
그저 글자를 쓰는 작은 행동 하나에 나는 힘을 얻는다. 내 마음을 갈무리하고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충전한다. 여러분도 그분에겐 민들레 같은, 나에겐 글쓰기 같은 희망을 주는 작은 어떤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