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색으로 채워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3월부터 새로운 분과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 우연히 책을 썼다는 사실을 그분에게 털어놨다. 내가 쓴 책을 직접 선물하기까지 했다. 그분의 성격은 굉장히 동글동글하지만 그래도 누구나 처음 온 곳에서는 자연스레 움츠러든다고 생각한다. 나도 작년에 그랬던 시기가 있다. 그게 겹쳐 보였는지 그분이 편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 또한 자연스레 들었다. 사람은 아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가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란 사람에 대해 먼저 알려주기로 했다. 그 결과 제법 말을 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 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를 꺼낸 김에 책이라는 주제로 말을 하다 보니 대화를 제법 많이 해봤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글을 쓰다 보면 그분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단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한다. 이전에 들었던 피드백이 내겐 다른 세상을 본 것 마냥 감명 깊었다.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데 있어 분명한 색깔이 보였다. 그 색깔이 이제는 내가 쓰는 글에 묻어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러한 말 끝에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나라는 빈 도화지에 다른 사람들의 색깔을 조금씩 섞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가진 색깔만 고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시도는 분명 새로운 나를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신을 표현하기에 독창적인 색깔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하여 내가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색인데도 불구하고 몰랐다는 사실을 새로 깨닫게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비유를 해서 저렇게 말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다양하게 들어보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시도에 나는 점차 재미를 붙이고 있다. 여러분도 그 재미를 느껴보면 좋겠다.
여담으로 이번 산불의 피해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어서 안타깝단 생각이 든다. 산불로 인해 잃어버린 자연과 문화재 그리고 삶의 터전 등 회복되기에 너무 긴 시간이 걸리는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피해를 입은 분들, 피해를 조금이라도 더 막기 위해 애쓰는 분들의 마음이 하루빨리 편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