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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50대 사오공그림책 이야기
11화
사오공그림책⑪백석의 준치 가시
- 어떤 준치의 또 다른 생각
by
맑은샘
Sep 29. 2021
옛날엔 준치는
가시 없던 고기라 가시가 부러웠네.
준치는 어느 날 생각다 못해
고기들이 모인 데로 찾아갔네.
고기들을 찾아가 준치는 말했네
가시를 하나씩만 꽂아 달라고.
고기들은 준치를 반겨 맞으며
준치가 달라는 가시 주었네.
큰 고기는 큰 가시
잔 고기는 잔 가시,
등 가시도 배 가시도
꽂아주었네.
가시 없던 준치는 가시가 많아져
기쁜 마음 못 이겨 떠나려 했네.
그런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
가시 없던 준치에게 가시를 더 주려
간다는 준치를 못 간다 했네.
그러나 준치는 염치 있는 고기,
저 준다는 가시를 마다고 하고,
붙잡는 고기들을 뿌리치며
온 길을 되돌아 달아났네.
그러나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
가시 없던 준치에게
가시를 더 주려 달아나는 준치의
꼬리를 따르며 그 꼬리에 자꾸만
가시를 꽂았네.
그 꼬리에 자꾸만 가시를 꽂았네.
이때부터 준치는 가시 많은 고기,
꼬리에 더욱이 가시 많은 고기.
*
어떤 준치의 또 다른 생각
언제 꼬리에 달라고 했나요?
도와주려면 제대로 해야지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아, 꼬리에 가시가 이렇게 많다니 너무 불편해요.
남 보기도 부끄럽답니다.
이것 때문에 상한 마음, 정서 불안
결정적인 증거인 꼬리에 붙은 가시들
이것을 증거로 보상을 청구합니다.
어떤 보상을 원하냐고요?
흠, 우선 미안하다고 사과하세요.
또, 먹이가 있을 때는 저에게 양보하세요.
그렇다고 멀리 가고 혼자만 남겨 두시면 안 되네요.
저 혼자만 있으면 너무 외롭답니다. 아시겠죠?
이 정도로 마무리는 하는 걸 다행인 줄 아세요.
저로서는 큰 배려이고 양보입니다.
이런 준치 가시를 만난 게 여러분의 행운입니다.
도울 때는 더 조심해 주세요.
혹시 누구를 돕는다고 우쭐했던 건 아니었죠?
돕는 당신이 갑이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었죠?
도움을 줄만하니 주는 거고
받을 만하니 받는 거랍니다.
주는 물고기는 위에서 주고
받는 물고기는 아래서 절절매면서 받아야 한다고 생색내신 건 아니었죠?
서로서로 윈윈 하려고 가시를 달라고 한 거랍니다.
내가 못난이처럼 가시 하나 없이 다녀봐요.
물고기 망신이잖아요.
나만이 아니라 모든 물고기들이 부끄럽잖아요.
조개도 아닌데 가시가 하나도 없다니 말이 안 되지요.
나만 위해서 가시를 달라는 줄 아셨나요?
큰 오해랍니다.
이기적이라고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직
어린 준치 가시라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물고기 세계와 준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크고 넓답니다.
그래서 가시를 달라고 한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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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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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오래 머무는 아이들> 저자 학교에서 배우고 자라는 아이들 곁에서 편을 들어주고 응원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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