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짬뽕을 주문하고

(15.06.18)

by 김옥미

짬뽕을 주문하고 짬뽕이 얼른 대령했고

먼저 홍합을 덥썩 물고 면을 먹으려는데

솔솔 새어나오는 김이 안경도 끼지 않은 내 눈에 눈물을 어리게 했다.

뒤섞인 해물들처럼 뭔가 울컥,

난 잘못한 것도 딱히 없는데왜 이토록 쓸쓸한가.

맛있게 먹기 위해 여길 왔는데 살기 위해 먹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내가 오가는 공간들에게 어서와라는 말한마디를 기대하고,

나를 둘러싼 공기가 온화해지길 바라는 것이 내겐 사치에 불과한 걸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라고 말하면 모두가 말한다.

누가 네가 잘못했댔니. 그럼 왜? 왜 그러는데? 왜 이 모양인데? 하고 물으면 다들 애써 나를 외면한다.

돌아선다.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묻는게 어느새인가 이별통보의 다른 언어가 되어버렸나보다.

이만 끝내려던게 아닌데. 당신들도 잘못한게 없는데. 우린 왜 이래야 하는데.

왜 짬뽕 한 그릇에 이런 손쓸도리없는 고독감을 느껴야 하는데.

여기엔 사람도 참 많은데. 종업원도 친절하고 단무지조차 이렇게 맛있는데.

울컥울컥 조개가 움켜쥔 생명을 토하듯이 나는 눈물을 쏟는다.

짬뽕은 잘못한게 없는데, 내가 우는 게 잘못은 아닌데, 퉁퉁 불어터진 짬뽕이 너무 짜다.

이와중에 이만하면 먹을만 하다는게 더 문제다.

누구 하나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 재앙 같은 인생.

맛이 없어 던져버릴수 있음 좋으련만.

이따위 걸 인생이라고 내놓냐고살아가는 것에 떳떳이 갑질할 수 있다면.

꾸역꾸역 살아가지 않을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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