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우연’
상담자는 직업상담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크롬볼츠(J.D.Krumboltz)는 진로선택의 많은 부분이 우연(Fortune)에 달려 있다고 하였습니다. 학습이론가인 크롬볼츠는 진로선택과 진로발달을 학습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관점으로 보았는데, 특히 그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우연적인 사건(happenstance)이 개인의 진로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였습니다. 한 개인의 진로발달 과정에는 예상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우연은 진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그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우연하게 발생한 일이 진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계획된 우연’인 것입니다.
학습동기이론에서 직업상담자의 중요한 역할은 내담자가 탐색을 하도록 격려하고 새로운 기술을 가르쳐 주고 새로운 학습을 촉진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즉 진로상담에 관한 사회학습이론은 ‘행동은 타고난 정신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학습경험을 통해서 나타난 것으로 이해해야한다’ 라는 것입니다.
그는 또한 직업상담의 목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직업환경 속에서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술, 흥미, 신념, 업무습관, 개인적 자질 등을 학습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이때 직업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의 학습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직업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 내담자는 계속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연학습이론의 기본 가정은 아래의 4가지로 요약됩니다.
1. 진로상담의 목표는 하나의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보다 만족스러운 진로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돕는 것이다.
2. 개인적 특성과 직업특성을 짝짓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습을 촉진하기 위해서 심리검사를 활용한다.
3. 탐색적 활동을 통해 우연히 일어난 일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4. 상담의 성공여부는 상담실 밖 현실에서 내담자가 무엇을 이루었는가에 달려있다.
크롬볼츠의 우연학습이론은 '우연'이라는 요소가 마치 외부환경에 의해 예측할 수 없이 주어지는 행운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자신의 성격적 요인, 환경과의 피드백을 통해 , 그리고 내담자 자신의 통제에 의해 오히려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담가는 우연의 중요성을 최소화 할 것이 아니라 진로상담과정에서 그 중요성을 증가시킬 방법을 인식해야 하고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방적 사고의 전파자’의 역할을 직업상담가는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반추해보면
- 개별 직업상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직무역량 및 구직활동 기법 등에 대한 향상을 통해 직업탐색 및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던 반면,
- 일부 내담자의 경우 직업미적응, 직무불만족 등을 호소하며 취업실패의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연'의 결핍, 또는 잘못된 우연이 내담자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 요소이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고민은 계속 됩니다. 우리를 찾아오는 내담자들에게 제공되는 ‘직업상담 서비스’가 어떻게 하면 보다 긍정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작용되도록 하는‘계획된 우연’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