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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smilewriter Mar 27. 2024

참을성을 기를 것

아슬함

아라는 오늘 예정 시간보다 일찍 나왔다. 근처에 있는 곳에서 서류를 떼야할 것이 있었다. 담당자가 절차상 다른 기관에서 정보가 있는 팩스를 받아야 아라가 받고자 하는 서류를 작성해 줄 수 있다. 아라는 10분을 기다렸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본인의 행동이나 자세가 다른 사람들에게 눈에라도 띌까 봐 무심한 듯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린다. 아라는 메일이나 SNS를 보면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개인정보가 없는 뉴스를 검색한다. 1분 정도만 지나면 서류를 받을 수 있겠지, 생각하며 기다렸다. 10분이 지나도 팩스가 오지 않자, 담당자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담당자는 그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지 컴퓨터로 본인의 업무를 본다. 키보드를 치면서 컴퓨터 화면에 뜬 인터넷사이트에 뭔가를 작성한다.
아라는 1분 정도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기다린다. 1분간 담당자는 계속 키보드를 두드린다. 참을성이 바닥났는지 아라는 핸드폰을 신경질적으로 재킷 오른쪽 호주머니에 넣었다.
아라는 질문한다.
"많이 기다려야 하나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아세요? “
담당자는 귀찮다는 표정을 살짝 짓는다. 금세 그 표정이 상대에게 들키기라도 했을지 엷은 미소를 띠며 전화기를 든다. 아라의 말이 떨어지고 나서야 팩스를 받아야 할 곳에 전화한다.
"서류 관련 팩스로 보냈는데, 언제 회신받을 수 있나요? “
담당자는 상대 기관과 짧은 통화를 끝냈다.
"상대 기관의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서 다른 분에게 부탁을 해놨어요. “
아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 10분이 흘렀다. 아라는 뉴스를 다시 검색한다. 담당자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아라에게 말을 건다.
아라는 담당자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아라는 이미 휴대전화 만지고 앱을 구경하는 것도 지루해진 찰나라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고, 대화에서 파생되는 대화를 서로 나누었다. 10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상대 기관에서 팩스가 왔다. 담당자가 그 팩스를 받아 서류를 추가 작성하고 직인을 찍는다. 업무가 끝나자 후련해진 아라는 후련한 표정으로 주차장에 왔다. 아라의 차 앞에 다른 차가 주차되어 있다. 아라는 차를 뺄 수 없는 상태로 주차해 놓고 어디론가 가버린 상대방 차를 신경질적으로 바라본다. 업무가 끝난 후련한 표정이 금방 짜증 섞인 표정으로 변했다. 오늘 아라는 반드시 은행에 가야 했다. 아라는 휴대전화로 현재 시간을 확인한다. 은행 마감 시간이 4시라 아슬한데 차는 뺄 수가 없다. 고객은 3시 59분까지 은행 내부에 들어가야만 업무를 볼 수 있다.
마음이 다급해진 아라는 불법으로 주차한 차량 주인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상대방 차 앞 유리창에서 번호를 찾는다. 유리창의 왼쪽 아래 부분에 연락처가 보인다. 아라는 번호를 보기 위해 두 눈을 찡그린다. 번호를 정확히 보기 위해 미간을 좁히고 두 눈을 찡그린다. 잘 보이지 않는지 아라의 탄식이 나왔다. 번호를 해독하는 데 성공한 아라는 전화를 한다.
"000 번호 차주 되세요? 제 차가 선생님 차 뒤에 있는데, 제 차를 뺄 수가 없어서 전화해요. 지금 차 좀 빼주실 수 있을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바로 앞에 있어요. 잠시만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뛰어오면서 미안하다고 외친다. 급하게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고 차를 뺀다. 아라는 시계를 보았다. 4시가 되기 전 15분 밖에 남지 않았다. 마음이 급하다. 여기서 아무리 가까운 은행이라도 8분은 걸리는데, 주차도 해야 하고 조급해진다. 아라는 급하게 액셀레이터를 밟는다. 주황색 신호에서 서지 않고 액셀레이터를 더 빨리 밟는다. 꾹 눌러 받으면 더 빨리라도 도착하는 듯이 발로 꾹 누른다. 아라는 은행 근처 공영주차장에 4시가 되기 8분 전에 도착했다. 그 은행은 주차장이 협소해서 자리가 없으면 바로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 아라는 은행 주차장에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살필 겨를이 없다. 아라는 빠른 속도로 공영 주차장에 들어갔는데, 주차장 요원이 마이크로 외친다.
"1층에 자리 없으니 지하로 내려가세요. “
아라는 짧은 한숨을 쉰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 1층을 한 바퀴 돌아보니 한 자리 발견했지만, 뒤 차도 다급한 일이 있는지 아라의 차 뒤에 바짝 붙어 따라온다. 주차를 할 공간이 나오지 않아 급하게 지하 2층으로 차를 운전해 내려갔다. 아라는 초조해하는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마음이 급하다. 이제 남은 시간은 5분. 주차를 급하게 했다. 차에서 뛰어나왔다. 아라는 계단으로 1층까지 뛰어가는 게 빠를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게 빠를지 머릿속으로 계산을 했다. 엘리베이터가 현재 머무는 층을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엘리베이터 앞쪽에 아라가 뛰어가는 순간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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