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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진 Oct 07. 2024

일본 스타벅스 일기

일본에 서운한 일 중 하나가 카페가 정말 없다는 것이다. 동일한 공간에, 한국에는 10군데의 카페가 있다면 일본은 한 두개 정도가 있다. 커피와 까페를 애정하는 나에겐 그야말로 대좌절. 다행히 발품을 팔다보니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를 발견했다. 그때부터였다. 한국이 그리울때, 커피향이 생각날때, 글에 집중해야할때마다 내 발길은 스타벅스를 향했다. 그리고 그즈음 권남희 작가의 '스타벅스 일기'를 우연히 읽었다. 세상에, 똑같이 스타벅스를 다녀도 나는 커피만 축내고, 작가님은 근사한 책을 세상에 떡하니 내셨다. 게다가 이렇게나 맛깔나고 재밌게 쓰시다니. 너무하십니다.(너무할거 하나도 없는데)

카페에 앉아있으면 보일법한 사소한 일상들인데 신기하게 작가님의 손끝을 통하면, 피식피식 웃게되고, 아하!하고 깨달음도 얻고, 위안도 얻고, 쩝쩝 입맛도 다시게 된다.



....1시간 동안 싸우는 소리를 듣는 것도 힘든 일이어서 그만 가방을 싸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한 명이 벌떡 일어나서 나갔다. 결국 절교하는 건가 했더니, 문 앞에서 친구가 나오길 기다린다. 나도 모르게 또 풉 웃었다. 너무 귀엽다, 청춘들. 그럼 나는 못다 한 일 더 하고 갈게. 잘 가. 가는 길에 떡볶이라도 사 먹으면서 화해하고.
-스타벅스 일기-

싸우는 풋풋한 여대생들을 보며 작가가 풉 웃을때, 나도 같이 따라 웃게 된다. 시끌벅적 요란한 직장인들과 아줌마들 사이에서 쿨하게 일어나는 작가를 보며 나도 같은 마음으로 빠이를 외친다.  기분이 쳐질때 마셔준 초콜릿 크림 칩 프라푸치노를 맛도 모르면서 같이 음미하고 있다.  

시럽 반스푼 들어간, 살짝만 달달한 라떼를 마시는 것처럼 작가의 한문장 한문장이 마음에 착착 감긴다.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


그리하여 스타벅스를 안가는 것도 아니고, 못해도 한달에 4번은 가는데(너무 적나?) 이참에 짝퉁버전 일본 스타벅스 일기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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