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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진 Oct 28. 2024

일본 스타벅스에서 글을 굴리는 시간들.

약속을 안 지켜도 너무 안 지킨다. 이미 만들어놓은 일본 스타벅스 일기 브런치북이 민망하다. 몸이 바쁜 게 아니라 마음이 바쁘니 온갖 핑계로 밀려나는 글쓰기.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우중충한 하늘을 뚫고 오랜만에 스벅이다. 꽤 오랫동안 띄엄띄엄했던 글쓰기였지만 앉자마자 잃어버린 고향에 온 듯 쓰고 또 썼다.

문득 한강 작가의 인터뷰 한 구절이 떠올랐다.


그렇게 담담한 일상 속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입니다.



공모전에 도전하는 동화를 썼다. 쓰면서 머릿속에서 인물들의 마음과 행동사이를 돌아다니느라 바빴다. 그 아이들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어떻게 심어놓아야 좋을까. 를 굴리는 시간들이 좋았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나는 물론 당선되고 싶은 현실적 계산감도 커다란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한강 작가에 비할바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생각을 굴리는 시간을 좋아하고, 글을 통해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는 공통분모를 발견한 것 같아 반가웠다.


읽고 쓰지 못했던 헛헛했던 날들이 오늘의 스벅에서 치유되는 걸 보니 말이다.

오늘의 일본 스타벅스는 예전과 다를 것 없이 여전하다. 이 여전한 곳에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의 하루를 소망하고 또 그 발자취를 남겨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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