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스타벅스에서 쓰는 스타벅스 일기이다.
오늘의 메뉴는 드립커피 벤티사이즈와 초코 스콘.
솔직히 이야기해 보자.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철저히 혼자였다. 그래서 뭐든 별로 거리낌이 없었다.
하지만 치킨쿠폰을 얻을 만큼의 발걸음이 쌓이다 보니,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도 드러나고, 알음알음 알게 된 인연으로 얽힌 말 못 한 사연이 더해져 행동거지에 조심하게 되었다.
커피 한잔 시키고 진득하게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었던 한국 아줌마에서 커피에 스콘은 더해줘야 태가 나는 풋풋한 아가씨가 된 느낌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오랜만에 온 스벅은 여전히 글쓰기에 집중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거다. 적당한 소음과 긴장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집 밖이 주는 긴장감, 돈을 썼으니 뽕을 뽑아야 한다는 사명감 등.
오늘은 운이 더해져 빼곡히 앉아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충전스폿이 비어있었다. 속으로 혼자 할렐루야를 외치며 주문도 하기 전에 자리를 찜한 한국 아줌마 되시겠다.
행운을 꽉 잡아 공모전에 제출할 글을 최종 수정하고 브런치를 쓰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 가고 나 혼자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왠지 승자가 된 기분이다. (무슨 승자이던가? 그건 모르겠다)
독서와 글쓰기와 밀당을 하는 듯한 느낌의 요즘, 그런 나를 잡아주는 오랜만의 스타벅스.
고맙다 스타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