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린이 다이어리 4-1
평상시 집 근처에서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었지만, 살이 '쭉쭉' 빠지질 않는다. 필라테스는 주 2회, 그리고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집에서 30분씩 홈트를 했지만, 운동량이 부족한 것 같다. 체중은 늘진 않았지만, 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코로나 19로 회사에서 무급 휴직을 실시해서, 평일에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무급 휴직 날에는 아침에 집에서 홈트 운동하고 나면 하루 종일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주로 집에서 책이나 영화를 보며 뒹굴거리곤 했다.
무급 휴직으로 인해 누워서 빈둥거리는(책이나 영화는 누워서 봐야 제 맛이다) 시간이 많아지니, 왠지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 늘어나는 체중이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걷기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인근 일산호수공원으로 나섰다. 물론 뛸 생각은 없었다. '일단 걷자'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달리기는 힘들고 지겨운 운동이었다.
2021년 어느 여름날 아침 7시. 일산호수공원에는 제법 사람이 많았다. 뛰는 사람, 걷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제각기 호수공원을 돌고 있었다. 코로나 기간이어서 일산호수공원도 사람들끼리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는 방향은 반 시계 방향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서로 마주치며 코로나를 옮길 일이 없는 동선이다.
호수공원은 한 바퀴에 4.7km 정도 된다. 호수공원은 걷는 트랙과 바깥쪽으로 자전거 혹은 뛰는 트랙이 있다. 나는 뛰는 트랙을 돌았다. 아무래도 바깥쪽이 거리가 더 길 것 같았다.조금이라도 더 많이 걷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도 운동한다고 나왔으니, 좀 속도를 내봐야겠다 싶어서, 빠른 걸음인 6.0km/h~6.7km/h으로 걸었더니, 50분 넘게 걸렸던 것 같다. 그래도 여름이라 그런지 이마와 등에 땀에 흠뻑 젖었다.
그렇게 주말마다 호수공원 1바퀴 걷기를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러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새삼 신기하다 싶었던 것은 사람들마다 뛰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자세는 양 발바닥을 벌리고 뛰는 팔자걸음으로 뛰는 것이었다.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양 발에 오리발을 끼고 뛰는 것 같았다. 보기만 해도 힘들어 보였다. 뛰는 것 자체가 힘든 운동인데, 터벅터벅 발소리조차 무겁다.
그런가 하면, 발소리조차 안 나게 세상 가볍게 뛰는 이도 있었다. 발은 가볍게, 그리고 팔은 앞뒤로 힘차게 흔들며 뛰는 러너를 보며, 참 예쁘게 뛴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상적인 자세는 양팔을 옆으로 흔들면서 뛰는 자세였다. 왠지 영화에서 맨발의 기봉이가 연상되는 자세로, 뛸 때마다 양손을 몸통 옆으로 흔들어 댔다.
어떤 이는 동작을 크게 성큼성큼 뛰었다. 무릎을 높게 들고, 양 발 보폭을 최대한 넓게 벌리면서 뛰었다.
새벽 해뜨기 전 일산호수공원 일산교 가는 언덕길에 나무 밑에 조명을 설치해, 조명시 속속 바뀌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