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권-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6시 기상 후 1시간 이상 책 읽기로 시작하는 하루를 한 지 2주가 지났을 시점.
(3월 11일에 시작해 3월 22일 즈음)
책은 어느새 3권을 돌파했다.
일단 1시간 타이머 맞추고 시작한 후, 언제 어디를 가던 책을 들고 다녔다.
그랬더니 틈만 나면 책을 펼쳐 들고 있는 나의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최근의 삶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을 꼽자면
하루를 조용히 책으로 시작하니, 머리가 잠에서 깨어나 맑은 정신으로 아침 일과를 맞이한다는 점이다.
이토록 '뇌가 예열을 끝마치고, 밟으면 언제든 달릴 준비를 마친 준비 상태'가 과연 얼마만이던가.
그러니 에너지도 남다르다.
책을 읽고 나면, 가볍게 밖을 뛰어주거나 운동을 한다.
뇌가 깨어난 후, 이제는 몸의 근육까지 깨어난 것을 느낀다.
고작 며칠 만에 하루의 활력이 남다른 것을 경험한다.
좀비처럼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할 땐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거늘
'정신 차리자' 하며 하루의 시작을 망치거나, 실수를 반복하며 후회한 적이 셀 수 없이 많거늘
정신도, 몸도 이미 깨어나 아침을 맞이하니
그저 하루를 잘 보내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계속 찾게 된다. 쉬고 싶다고 휴대폰을 찾는 게 아닌
쉬고 싶으니 조용히 책이나 읽는 시간을 갖고 싶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과학 매거진 기자인 룰루 밀러의 책이다.
평생 물고기를 분류한 학자, 스탠퍼드 초대 총장의 서사를 중심으로 쓰여있다.
한 편의 과거 인물 추적 다큐멘터리다.
'자기 확신과 믿음'이 지닌 힘의 경이로움과 뒤따르는 위험성을 다룬다.
평생 글을 다루던 사람이 쓴 글 답다고 해야 할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천천히 빌드업하며 독자가 '이런 걸 얘기하고 싶은 거군?!' 싶을 때쯤이다.
후반부에 대반전적 내용을 펼쳐내기 시작한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사람이 얼마나 인간 편의적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가를 반성한다.
이건 이거다. 저건 저거다. 는 정의조차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자연은 어떠한 평가도, 분류도 내리지 않는다.
인간만이 조류, 파충류, 영장류를 분류한다.
인간만이 파란 안경과 노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
각자의 기준과 관점이랍시고, 이리재고 저리 잰다.
옳고 그름을 따지려 든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은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 분류, 확신, 의심 덕분에
인간적 편의를 쫓아 지구상 가장 힘 센 종으로써 권력을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