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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Mar 14. 2024

[시] 밤 난간에서(최승자)

태어남도 묻힘도 이미 슬픔은 아니다



밤 난간에서 /최승자

누가 슬픔의 별 아래 태어났으며
누가 슬픔의 별 아래 묻혔는가.
이 바람 휘황한 高地에서 보면
태어남도 묻힘도 이미 슬픔은 아니다.

이 허약한 난간에 기대어
이 허약한 삶의 규율들에 기대어
내가 뛰어내리지 않을 수 있는
혹은 내가 뛰어내려야만 하는
이 삶의 높이란,
아니 이 삶의 깊이란.

                                           ​- 『기억의 집,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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