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인 듯 긍정 아닌 긍정의 답도 있다
'작가-편집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편집자로부터 냉정한 말을 듣고 상처받은 당신, 이제 진정이 되셨나요?
작가 입장에서도 냉정하게 작품을 바라볼 준비가 되셨다면, 추가적으로 몇 가지 더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는 일차적으로 맡은 작품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길 바랍니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작가님께 과한 수정 사항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원고가 오가면서 편집자는 작가의 입장, 작가의 능력치, 작가의 마음적 수용과 능력적 수용의 한계를 측정하게 됩니다.
좀 과한 날것의 얘기가 되겠지만, 원고 교정이 오가면서 당연히 그런 부분을 알게 됩니다. 자연스럽게도요.
메일을 주고받는 내용, 작품 글에서 교정을 적용한 작가의 수정 원고를 보면, 현재 작가가 이 작품에 대해서 어느 선까지 편집자 의견을 수용할 것인지를 알게 되죠. 또는 수정할 의도는 있지만, 작가의 역량이 부족한 부분도 보일 것입니다.
초반에 편집자의 과한 지적질이 있었다면 작가 입장에서 황당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떨어져 나와, 객관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편집자의 말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그 편집자의 오판인지.
내 주장을 펴는 게 맞는지, 아닌지를 객관적으로 보도록 합시다.
편집자가 수정, 내용적 일부 변경을 제시하곤 하지만 원고 전체를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즉 작품을 보완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작품의 마무리까지 끌고 가는 힘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작가 입장에선 고집을 꺾지 않을 지점을 정해두십시오. 흔들리면 전체적으로 내가 의도한 작품과 달라질 것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요. 그것이 정말로 매력적인 부분이라면 주장하고, 그 외에는 편집자와 타협을 보거나 수용하는 것입니다. 이때 본인의 의견에 힘을 더 싣고자 한다면, 원고에 최대한 기본적 오류는 없어야 합니다. 가령 맞춤법이나 잦은 비문이나, 전개에서 놓치는 오류 등을 놓치지 말길 바랍니다. 이는 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끊임없이 수정을 요구하며 첨예하게 대립을 이어가던 편집자로부터 어느 날 "네, 작가님." " 네."와 같은 긍정의 답변만 계속 듣게 되었을 때, 이를 어떻게 이해하시나요?
두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야말로 정말 '긍정적인 대답'입이다. 작가의 피드백과 보완이 적용된 작품도 좋고, 그야말로 다 좋은 결과일 때입니다. 작품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이중적인 의미로 보아야 합니다. 그간 수정에 대한 피드백, 작가의 답변과 협의의 지난한 과정을 지내온 결과, 작가에게서 더 변화된 작품 결과물을 볼 수 없겠구나 판단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마무리해야겠다. 더 이상 고통의 시간을 서로가 겪지 말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가 좋은 것인지 아닌지는 작가 본인이 알 것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그 경계는, 스스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 작품은 내 것입니다. 작품에 책임지는 작가로서 늘 성장의 자세를 갖고 계속 앞으로 전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