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3학년때 성균관 대학교에 가자고 제안을 했다. 뜬금없이 성균관 대학교를 어떻게 알고 가자고 하는지 물어봤더니 설민석 작가님이 성균관 대학교에 가보라고 했단다. 한동안 아이가 빠져있던 만화책 『한국사 대모험』에 나온 것이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성균관 대학교에 갔다. 성균관 대학교에서 아이들이 특별히 무언가를 공부한 것은 없다. 전통 한옥을 보았고, 둘째 아이가 끌고온 장난감 유모차를 밀며 뛰어다녔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도 그때 이야기를 하며 기억하고 추억한다.
첫째아이는 만화로 국사를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민석 선생님의 한국사, 세계사 만화책부터 삼국유사까지 만화로 읽었다.『수학도둑』이라는 만화책을 읽고는 수학경시대회에서 만화책에서 본 문제와 비슷한 게 나왔다며 좋아하기도 했다. ‘아니 무슨 수학경시대회가 장난도 아니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사실이었고 아이들은 그 뒤로 불이 붙어 수학도둑을 더 사달라고 했다. 친구들 사이에도 한동안 수학도둑 열풍이 불었다. 학습만화라도 아이들에게 좀 더 유익한 것이 있다.
한 예로『브리테니커』만화백과를 『Why』보다 더 선호하는 게 그런 맥락이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건 아이들도 알고 있다. 학습만화를 재미로만 읽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둘째 아이는 밑에 해설까지 읽어야 한다며 오빠에게 계속 당부한다.
나는 교육만화가 아닌 이상 만화책을 사주지는 않는다. 특히 (미안하지만) '흔한남매' '짱구는 못말려'와 같은 만화책은 멀리한다. 아이들이 너무 쉽게 따라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금지시킨 건 아니었다. 그런데 아직 자아가 정착되지 않은 아이가 그걸 보고 따라서 동생을 골탕먹이는 걸 몇 번 경험한 후에 책도 잘 골라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무조건 만화책을 막아버릴 수도 없기에 허용되는 날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에 뭐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만화방에 가고 싶어."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만화를 읽고 싶어하면 크리스마스 등과 같은 특별한 날에 만화방에 데리고 간다. 이날은 나도 함께 아이들과 만화방에가서 깔깔 웃으며 만화책을 읽는다. 라면도 먹고, 과자도 먹으며 나의 학창시절처럼 아이들이 스트레스 푸는 시간을 준다.
그리고 만화책을 사주지 않고 만화방에서만 읽게하는 이유는 집에 만화책이 있으면 글책보다 만화책을 읽으려고 한다. 그래서 학습만화도 배치할 때 주로 구석진 자리, 책상 밑에 둔다. 아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면 어느정도 읽다가 자연스레 잊혀진다. 만화책이 잊히면 글책을 다시 잡을 수 있다. 우리집에선 만화책과 아직도 밀당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