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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웨이브 Jan 22. 2023

제발, 애쓰지 맙시다

노력의 배신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올리비에 푸리올 Ollivier Pourriol은 "노력이 단순히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라고 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무엇이든 이루려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아로새기는 연초에 그 노력, '애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노력 없이 이룰 수 없는 것은 없다? 



우리는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한다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신하건대, 우리에겐 그와 정반대의 태도가 필요하다. 
- 올리비에 푸리올, <노력의 기쁨과 슬픔>, 다른, 2021 


  우리는 시간을 보내고 무언가를 한다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며 무리를 하기도 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심지어 고통을 감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통자체를 즐긴다면 모를까 고통 때문에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통이 아름답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작이 강렬하긴 했지만 사실 올리비에 푸리올은 노력 자체가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는 노력이 있다는 것이고, 어떤 때는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통한 간접적인 행동에 의해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프라이팬을 태웠을 때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법은 미친 듯이 문질러 닦는 것이 아니라 물에 담근 채 내버려 두는 것이다. 절대로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기보다는 적당한 때 문질러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다르다. 즉, 더 효율적으로 행동하라는 뜻이다. 
- 올리비에 푸리올, <노력의 기쁨과 슬픔>, 다른, 2021


  결국 푸리올은 "아름다움은 내면의 평화와 평온함, 편안한 마음가짐에서 비롯하는 것이니까."라고 말한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애쓰고 고통스럽게 노력하기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애쓰는 삶으로 애태워진다



  애를 쓴다는 말은 한계를 넘어 모든 기운을 짜내어 노력하는 모습이 나올 때 애를 쓴다고 한다. 여기서 '애'는 내장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구체적으로는 내장 중에서 주로 힘을 만들어 내는 장부인 심장, 간, 위장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평소보다 더 높은 수준의 힘을 내기 위해 내장의 힘까지 다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힘은 무한정이 아니다. 그래서 애를 쓰면 애가 끓고, 애간장을 태우며 우리의 내장의 힘을 소모하는 것이다. 그 긴장이 계속된다면 우리의 몸은 이상현상을 만들며 신호를 보낸다. 


이봐, 좀 작작 애쓰지? 


  사실 우리가 애쓰는 일들은 대부분 지금 당장을 위함이 아니라 나의 목표, 미래를 위한 것이다. 미래의 어떠한 모습을 위해 현재가 고통스러워도 참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지금은 언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걸까? 그 전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직도 노력하고 있는 것인가? 



  푸리올은 말한다. "원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면 제대로 원한 것이다." 지금껏 원하는 것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 노력이 부족함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명상 전문가 존 카밧진 Jon Kabat-Zinn은 온전한 지금을 느끼기 위한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7가지 태도를 제시한다. 


1. 판단하지 않기
2. 인내하기 
3. 초심자의 마음
4. 신뢰하기 

5. 애쓰지 않기 

6. 수용하기 
7. 집착 버리기 

- 존 카밧진,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 불광출판사, 2012


  애쓰지 않기는 정말 터무니없는 순간적 발상은 아니다. 명상 전문가 존 카밧진은 지금 생생하게 살아있기 위한 7가지 방법 중 '애쓰지 않기'를 이야기했다. 10년 뒤를 위해 매일매일이 고통스럽기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게 오늘을 살아가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나는 매년 목표에 대한 생각도 하지만 어떤 자세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올해는 애씀과 자연스러움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예전에 봤던 <미생>의 대사가 떠오른다. 





윤태효, <미생> 중



“근데 형님하고 다른게 있어요”

“애는 쓰는데 자연스럽고, 열정적인데 무리가 없어"

“어린 친구가 취해 있지 않더라구요”    


윤태효, <미생> 중





2023 Lui's Mind 
올해의 마인드.
애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간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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